"발열 자체는 정상 면역반응…해열제 먹고도 고열 지속 땐 응급실 찾아야"
"긴 한가위 연휴…열나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
올해 추석 연휴는 임시공휴일과 개천절이 겹치면서 평소보다 길어진 6일이 됐다.

이처럼 긴 연휴에 아이가 갑자기 아프면 부모는 크게 당황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집을 떠나기 전 주요 응급상황에 대비해 미리 대처 요령을 알아두는 게 좋다.

28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소아 건강과 관련한 응급상황은 무엇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발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발열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몸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면역반응으로, 체온이 38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만약 체온이 39~40도 이상이면 고열로 본다.

다만, 발열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발열은 우리 몸을 손상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라 외부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한 정상적인 면역 반응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열이 나타났다면 아이의 전신 상태를 살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폐렴, 모세기관지염 등의 경우에는 기침, 가래, 천명, 쌕쌕거림 등이 동반되며, 발열 외에 다른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요로감염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아이에게 열이 난다고 해서 무조건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이가 발열로 힘들어하거나 기저질환이 있다면 서로 다른 성분의 해열제를 교차로 복용하는 방법을 써볼 수 있다.

흔히 사용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은 4~6시간 간격으로 10~15㎎/㎏씩 하루 5회 이내로 사용해야 하며, 이부프로펜의 경우 5~10㎎/㎏씩 6~8시간 간격으로 복용해야 한다.

장기간, 과량 사용하면 신장 기능 장애 또는 간 기능 장애가 올 수 있는 만큼 정해진 복용 간격과 용량에 맞춰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약은 먹고 나서 보통 30분~1시간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므로 열이 잘 안 떨어진다고 바로 다른 약을 추가로 주지 말고, 1시간 정도 지난 뒤에도 이전 체온보다 오르거나 비슷할 경우에 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열이 나는 아이에게는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체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기초대사율이 10~12%가량 증가해 호흡이 가빠지면서 탈수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모유를 먹는 아이에게는 모유를, 물을 먹을 수 있는 아이에게는 물을 마시게 하는 게 좋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한승범 교수는 "아이가 열이 나는 와중에도 평소처럼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는 아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하지만 해열제를 복용한 이후에도 기운이 없이 처져 있거나 보채는 증상이 심하고, 먹는 양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소변량이 하루에 3~4번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 5일 이상 발열이 지속되거나 40도 이상의 고열이 나는 경우는 중증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만큼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긴 한가위 연휴…열나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
특히 생후 100일 미만의 영아나 신생아는 열이 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게 바람직하다.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폐렴이나 요로감염 같은 세균 감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고열이 날 때 나타나는 열성경련에도 주의해야 한다.

단순 열성경련의 경우 열이 나기 시작한 지 1~2일 이내에 발생하는데, 대개는 지속시간이 15분을 넘지 않는다.

보통 정상 발달 아이에게 발생하는 열성경련은 열이 떨어지면 저절로 좋아지므로 편안한 곳에 눕히고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하지만 열성경련이 15분 이상 지속되거나, 24시간 이내에 재발하고, 호흡 곤란이 심하게 와 청색증이 심해지면 경우에 따라 뇌 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는 만큼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이때 아이의 발열 시 최고 온도, 발열 간격, 해열제에 대한 반응 등의 내용을 기록해 병원을 방문하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아이들병원 김병관 진료부원장은 "명절에 아이의 발열 등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는 평상시 대비 최대 2.2배까지 증가한다"면서 "긴 연휴에는 아이들이 아픈 경우에 대비해 문을 여는 병의원을 미리 체크해 두면 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