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격 국가대표 양지인(20·한국체대)에게 27일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25m 권총 개인전 결선은 많은 감정을 남긴 경기다.
이날 앞선 본선에서 동료 심은지(화성시청), 김란아(동해시청)와 동메달을 합작한 뒤 8명이 겨루는 결선엔 혼자 올라 개인전 메달에 도전했다.
그는 초반 2위권에 자리 잡으며 선두도 넘봤다.
하지만 경기 도중 한 격발의 결과가 모니터에 뜨지 않는 오류 변수에 멘털이 요동쳤다.
상황을 확인하느라 경기가 지연된 이후 주춤하기도 했던 양지인은 펑쓰쉬안(중국)과 공동 3위로 마치면서 최종 4위가 될 선수를 먼저 가리는 슛오프에 들어갔고, 여기서 승리하며 메달 확보에 성공했다.

메달을 목에 걸고 만난 양지인은 "통제실에서는 5발의 점수가 다 떴으니 문제가 없다고 해 경기를 계속 해야 했다.
대기 시간이 5분을 넘어가게 되면 연습 사격 기회를 한 차례 주는데 그것도 주지 않아 무척 흔들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심판이 그렇다고 하면 바꿀 수 있는 건 없으니, '그래 뭐,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했다.
원래 좀 '에라, 모르겠다'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떨어지기엔 지금까지 해온 게 너무 아쉬울 것 같았고, 점수도 큰 차이가 나지 않고 동점이 많아서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전했다.

양지인은 "4등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뿐이었다"며 웃었다.
"슛오프 때도 여기까지 왔는데 4등 하면 억울하겠단 생각밖에 안 들어서 이가 깨지도록 깨물고 정말 열심히 쐈다"며 "쉬지 않고 달려온 끝에 메달을 가져가게 돼서 정말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이런 일을 한 번 겪어봤으니 다음에 다시 일어나더라도 처음 겪는 사람보다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긍정 에너지'를 뿜었다.
"본선에선 온몸이 떨릴 정도였는데, 막상 하고 나니 '생각보다 재밌잖아' 싶더라. 아시안게임에서 뛰어보니 재밌다"며 또 한 번 강심장을 드러낸 그는 "오래오래 기억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올림픽 메달까지도 가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