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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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의 시간이 왔다. 장기간 휴장하는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일본 증시는 정상 운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에선 정보기술(IT) 업종의 성장주, 일본에선 은행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내달 3일까지 총 4거래일 휴장한다. 중국 증시(상하이·선전)도 중추절·국경절 연휴로 이날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긴 휴장에 들어간다. 이 기간 미국과 일본 증시는 평소와 같이 정상 운영된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화 긴축 정책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타임스오브인디아와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연 3%에서 5%로 오를 때보다 5%에서 7%로 인상하는 시점이 훨씬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전 세계가 금리 7%에 준비가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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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미국 IT 섹터의 성장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성장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는 등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또 통화 긴축 국면이 조만간 끝나 성장주가 투자 매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고금리·고유가·강달러 환경에서 미국 가계의 초과 저축이 소진되고, 내달 1일부터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금리의 추세적 상승과 성장주 조정은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성을 지탱하는 핵심 요인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다. 생성형 AI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며 IT 기업들이 가격 결정권을 쥐게 됐다. 이 증권사는 "2000년대 중반 아이폰 등장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며 "생성형 AI가 증시에 새로운 모멘텀(상승 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은 메타, 스노우플레이크를 생성형 AI 관련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클라우드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스노우플레이크는 엔비디아, MS와 생성형 AI 관련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은 "메타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갖추고 있으며 성장성·수익성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유출 없이 개별 기업의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을 지원할 수 있어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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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엔저(低) 현상이 이어지며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주에 초점을 맞췄다. 엔화의 가치와 별개로 체계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BOJ)은 2025년까지 금융 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동안 일본의 은행은 대출 실적을 확대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장단기금리는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은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지난 7월 BOJ는 YCC의 상한을 사실상 0.5%에서 1.0%로 상향 조정하면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이기도 했다. YCC는 중앙은행이 장기금리에 일정한 목표치를 두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채권을 매수·매도하는 정책을 뜻한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YCC가 수정돼 일본 국채 금리가 오르면 대형 은행주의 이자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일본 대형 은행은 해외 사업을 확장해 안정적인 수익원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선호주로 미쯔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을 꼽았다. 국채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이익(NIM) 개선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주주환원 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치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짚었다.

은행주 외 일본 증시에서 주목할만한 상품으로는 'Simplex PBR Improvement over 1x ETF'가 제시됐다. 지난달 말 출시된 이 상품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 미만으로 저평가된 일본 상장사 500곳을 담고 있다. 최근 도쿄거래소는 상장사에 저평가 원인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일부 대기업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향후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 저평가된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는 서학개미가 연휴에도 원활히 투자하도록 지원한다. 일례로 KB증권은 해외 주식 매매를 24시간 지원하는 데스크를 둔다. 하이투자증권도 '미국 주식 주·야간 데스크'를 서비스한다. 그 외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해외주식 데스크를 운영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