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미투 운동 시작 황쉐친, 구금 2년만에 재판 시작
中 미투운동가 '국가전복 혐의' 재판…"독방감금·고문당해"
중국의 유명 미투 운동가가 당국에 구금된 지 2년 만에 국가 전복 혐의로 22일 법정에 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외교관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미투 운동가이자 독립 언론인인 황쉐친과 노동 운동가 왕젠빙에 대한 재판이 이날 광저우 중급 인민법원에서 시작됐다.

두 사람은 '국가 권력 전복 선동' 혐의를 받는다고 둘의 석방운동을 펼쳐온 단체 '프리(free) 쉐친&젠빙'의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현지 주재 서방 외교관 7명이 방청을 시도했으나 법원 입장이 불허됐다고 복수의 외교관들이 밝혔다.

황쉐친과 왕젠빙은 2021년 9월 19일 광저우에서 체포됐다.

황쉐친은 체포 당시 영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아 영국 서섹스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었다.

국가 권력 전복 선동죄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에 주로 적용하는 혐의로,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한 최대 징역 5년이 선고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프리 쉐친&젠빙'의 대변인은 두 활동가가 사회적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 청년들과의 모임을 종종 주최한 것에 근거해 선동 혐의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활동가가 수개월간 독방에 감금됐고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또한 "두 사람의 가족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경찰이 두 사람의 가족을 계속 찾아가 위협했다.

그래서 가족들은 공개적으로 발언하거나 해외에 있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중국 경찰에 서면 문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프리 쉐친&젠빙'은 지난해 5월 방중한 미첼 바첼레트 당시 유엔 인권최고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띄워 중국 당국의 인권 탄압에 대한 주의 환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황쉐친은 광저우의 관영 매체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7년 직장 성희롱 경험을 폭로하고 중국 미투 운동의 선구적 인물이 됐다.

이후 많은 피해자가 폭로에 나섰고 대학 교수 여러 명의 해임이나 징계로 이어졌다.

그는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며 중국의 여성 기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실태를 조사했고, 성희롱 피해자들의 증언을 모으고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세웠다.

2019년에는 홍콩 반정부 시위를 취재한 그는 그해 공공질서 훼손 혐의로 석달간 경찰에 구금되기도 했다.

왕젠빙은 농촌교육과 산재 노동자의 복지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