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매우 빨라, 여성 실종 당시는 수위 2배 높아져
지난 21일 갑자기 쏟아진 비에 물이 불어나면서 실종 사고가 발생한 부산 금정구 온천천은 전날 1시간 만에 수위가 4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여성이 실종된 금정구 온천장역 인근과 가까운 수위 측정 지점인 '온천장역 북측지점'의 수심은 물 높이가 본격 상승하기 직전인 오후 5시 16분께 0.48m였다.

이후 비가 내리기 시작하며 하천 수위는 급격하게 올라가기 시작하고, 수위가 2배인 1m에 도달하는 데는 30분(오후 5시 4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때는 실종된 50대 여성이 물속에 고립돼 기둥을 붙잡고 시민들에게 "살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던 시점이다.

1m는 발이 닿는 높이어서 깊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흐르는 물속에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부산시 관계자의 말이다.

시 하천관리과 관계자는 "흐르는 물에서는 무릎 높이까지만 물이 차도 성인 여성이 제대로 서 있기 힘들다"면서 "얼마 전 경북 폭우 때 수색 요원이 급류에 휩쓸려가 숨진 사고 때도 물 높이는 허리 정도였는데도 건장한 남성이 휩쓸린 것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지점은 특히 온천천 상류여서 물이 하류보다 빨리 불어나고 물살도 더 거센 것으로 알려진다.

사고 지점의 수위는 여성이 실종된 뒤에도 급속도로 차올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날 '온천장역 북측 지점' 하천수위는 최고 2.14m까지 올라가 상승 직전인 0.48m의 4배가 되는 데까지 딱 1시간(오후 6시 15분)이 걸린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이날 강수량은 1시간 동안 42.5㎜로 많기는 했지만, 기록적인 수준이 아니었는데도 수위의 변동성이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비 내리는 날 도시하천을 특히 경계하고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도심하천의 물이 천천히 차오르게 하려면 하천의 단면을 키워야 한다.

하천 깊이를 깊게 하거나 폭을 넓히는 방법이 있는데, 도심하천은 이미 주변에 건물이 있어 폭을 넓히기 쉽지 않고 온천천의 경우 이미 정비가 완료된 상황이라 다시 손을 대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온천천 주변에 저류 시설 등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저류시설이 갖춰지면 해당 시설에 먼저 물이 차면서 하천 수위가 급상승하는 것을 늦출 수 있다.

한강 일대에도 대규모 저류 시설 등이 갖춰져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알려진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심하천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추가로 고민하고 있다"면서 "그동안에는 하천 통제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시민들께서도 위험성을 인지해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