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래프지 정치에디터 책에서 주장…총리 측 "머독과 얘기 안 했다"
"英 수낵 총리, 파티게이트 때 머독 팀 설득에 장관 사임 안 해"
영국 리시 수낵 총리가 지난해 파티게이트 때 바로 재무장관직에서 물러나려고 했지만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팀의 설득에 주저앉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자사 정치 에디터인 벤 라일리-스미스가 보수당 장기집권에 관한 책 '통치할 권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책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지난해 4월 12일 파티게이트 관련 범칙금을 부과받은 뒤 바로 사표 초안을 작성했다.

그는 2020년 6월 총리실에서 열린 보리스 존슨 당시 총리의 생일 모임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 봉쇄 규정 위반으로 범칙금 처분을 받았다.

존슨 전 총리 등 다른 참석자들도 법 위반으로 범칙금을 부과받았다.

수낵 총리는 머독이 소유한 더 타임스지의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헤이그 전 보수당 대표와 대니얼 핀켈스타인 전 편집국장과 사표 초안을 공유했다.

골드만삭스 시절 동료이자 오랜 친구이면서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의 이사인 마스 시디퀴와도 상의했다.

수낵 총리는 그때 몇시간 고민하다가 결국 존슨 총리 내각에 남기로 했다.

이와 관련 존슨 전 총리와 측근들은 머독이 개입해서 수낵 총리에게 사표를 내지 말라고 설득했다고 얘기하고 다녔다.

그러나 총리실 관계자는 수낵 총리가 머독과 사임에 관해 얘기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텔레그래프지는 머독이 수낵 총리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제삼자를 통해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이후 7월 5일 재무장관직을 던졌고, 이는 내각 인사들의 줄사표로 이어지며 결국 존슨 총리 사임을 촉발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존슨 전 총리는 더 버티지 못하고 이틀 뒤 사임을 발표했다.

텔레그래프지는 수낵 총리가 4월에 물러났다면 이는 같이 범칙금 처분을 받은 존슨 전 총리를 직접 압박하는 모양새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이들도 사표를 내는 분위기가 형성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면 충성심이 없는 측근으로 비쳐서 존슨 전 총리 후임에 도전하기가 어려웠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