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윤아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스1)
가수 김윤아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스1)
"대중 연예인은 공인이 아닙니다. 따라서 대중 연예인에게 공인의 잣대를 대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비판의 글을 올렸다가 국민의힘 지도부에게 저격당한 가수 김윤아를 두둔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중 연예인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혔다 하더라도, 공인인 정치인이 그것을 공격하는 것은 선을 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파성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폴리테이너라면 다르겠지만, 대중 연예인은 얼마든지 정치적 입장을 밝힐 수 있다"면서 "그 입장 표현이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이유로 공격하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그 대중 연예인보다 못한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이 문제이지, 그 대중 연예인의 잘못은 아니다"라며 "국민에게 정책을 알리고 올바른 방향으로 설득하는 것은 정치인의 몫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부터 권력이 일반인을 공격하는 일이 시작됐다. 조국은 광주 카페 사장에 대해 좌표 찍기까지 했다"면서 "언제부터인가 우리 당도 그런 작태를 따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같은 정치인끼리는 신랄하게 공격할 수 있고 비판할 수 있지만 변변한 방어방법도 없는 일반인이나 대중 연예인을 공격하는 것은 신사답지 못한 행동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사단법인 문화자유행동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서 "최근 어떤 밴드 멤버가 오염처리수 방류 후 '지옥이 생각난다'고 이야기한 걸 들으며 개념 연예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라고 자우림 김윤아를 빗대 비판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연예인이 무슨 벼슬이라고 하고 싶은 대로 다 말하고 아무런 책임도 안 져야 하냐"라며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김윤아가 속한 그룹 '자우림' 소속사는 "정치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 아니었다"고 입장을 내놨다.

소속사 측은 "당사와 아티스트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와 결부돼 논란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아티스트에 대한 지나친 비방이나 명예훼손, 모욕 등의 위법행위는 자제해주시길 요청한다"고 전했다.

김윤아는 지난달 24일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RIP'(Rest in peace) 지구(地球)'라고 적힌 사진을 올리며 "며칠 전부터 나는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블레이드러너 + 4년에 영화적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며 "방사능비가 그치지 않아 빛도 들지 않는 영화 속 LA 풍경,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