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연 큐리언트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항암제의 임상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항암제의 임상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손실이 누적되며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인 큐리언트가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결과를 일부 공개하며 임상을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4일 서울 여의도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는 "바이오 기업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는 '가치 변곡 시점'은 신약의 효능이 확인되는 때"라며 "항암제의 효능이 속속 확인되는 지금 큐리언트는 가치 변곡 시점에 들어와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큐리언트는 표적항암제 Q901의 임상 결과를 일부 공개했다. 남 대표는 말기 췌장암 환자에게 Q901를 최저용량으로 투여했는데도 췌장암 지표인 CA19-9가 4500 이상에서 4개월 후 200까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본래 Q901은 유방암 타깃으로 발굴된 물질인데 췌장암에서도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남 대표는 "췌장암은 항암제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복이 어려운 암종으로 알려져 있다"며 "단독처방으로 효과를 봤다는 데 의의가 있고, 췌장암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이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Q901의 임상 1·2상 데이터는 큐리언트는 오는 10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된다.

면역항암제인 '아드릭세티닙(Q702)'은 머크(MSD)와 함께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남 대표는 "임상 1상에서 용량증가시험은 완료된 상태로 본격적인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드릭세티닙의 임상 1상 결과는 11월 미국면역항암학회(SITC)에서 공개된다.

한편 큐리언트는 올해도 손실을 줄이지 못하면 코스닥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해있다. 2016년 코스닥에 기술특례상장된 큐리언트는 지금까지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올 상반기에만 법인세차감전 순손실이 131억 원에 달하며 자기자본 대비 손실률 54.4%을 기록했다. 지난해 77.2%에 이어 올해도 해당 비율이 50%를 넘어선 것이다. 2년 연속 손실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큐리언트는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 하반기 강도 높은 비용 절감으로 상반기에 비해 손실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남 대표는 임상을 위한 자금 확보 계획을 묻는 질문에 "간담회에서 밝힐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상반기에 129억원을 사용했는데 비용을 더 줄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상을 중단할 수는 없어 나머지 부분에서 방법을 찾겠다"며 "신규 프로젝트는 모두 중단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본 확보는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유상증자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큐리언트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추진하면서 발행예정 주식 수를 5만주에서 1억주로, 종류주식 발행한도는 1000만주에서 5000만주로 상향했다. 유창연 큐리언트 부대표는 "어떤 방식이든 선제적 반영을 위해 주식수와 한도를 늘린 상황"이라며 "정확한 시점은 공시 위반 리스크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9월 14일 18시 45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