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가까운 연해주 중심도시…경호 등 문제에 부담 적어
김정은 2019년에도 방문해 익숙…하바롭스크·모스크바 등지도 가능성
4년여만의 北·러 정상회담 장소 블라디보스토크 유력한 이유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여만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우여곡절 끝에 11일(현지시간) 확정됐지만, 개최 시간과 장소는 여전히 불명확하다.

그러나 당초 서방이 전망했던 대로 북러 정상 간 이번 만남은 동방경제포럼(EEF) 행사 기간인 오는 12∼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뤄질 것이 유력시된다.

우선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에서 유일하게 북한과 국경을 맞닿은 극동 연해주의 중심도시다.

북한과 거리가 가까운 만큼 신변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김 위원장의 경호에서 북측이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이점 등이 있다.

평양과 북러 접경지역인 연해주 하산역까지는 약 1천㎞, 하산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약 200㎞ 거리다.

게다가 EEF 개최 장소이자 북러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극동연방대학교는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도 수 ㎞ 떨어져 있는 루스키섬에 있다.

도심에서 루스키섬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지상 통로는 길이 3.1㎞의 루스키 대교가 유일하다.

섬 자체가 바다로 둘러싸인 데다가 육상 통로도 한 곳뿐이라 그만큼 정상들 경호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게다가 캠퍼스 안에는 최고급 호텔에 버금가는 수준의 5개 숙소 동도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또 4년 4개월여 전인 2019년 4월 24일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과 대면하기 위해 방문해 2박 3일 동안 머문 적 있는 익숙한 장소이다.

이런 까닭에 첫 방문 당시에 비해 동선 등 사전에 점검할 요소가 적은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재방문 전망 이후 대규모 북측 선발대가 사전에 포착되지 않은 점도 이런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다만 양국 정상이 서방이 미리 노출한 동선에서 벗어나 블라디보스토크 이외 하바롭스크주나 아무르주 등 극동 다른 지역에서 회담을 열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다.

특히 아무르주에는 향후 군사 협력 확대를 전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러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있다.

이밖에 김 위원장이 집권 후 단 한 차례도 방문한 적 없는 모스크바도 수도라는 상징성 면에서 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한 장소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