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의원들-한동훈 신경전도…"국민 우습냐", "야구장이냐

한덕수 총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질의·답변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계속 충돌했고, 본회의장 의석에 앉아 있던 여야 의원들은 야유와 고성으로 설전에 가세했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이날 한 총리를 상대로 "문재인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단호히 반대했는데 한 총리는 어떻게 (윤석열 정부가) 그 뜻을 잇고 있다고 말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한 총리는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가 힘을 합쳐 현재의 방류 체계를 확립한 것이다.
얼마나 좋은 일이냐"라며 "의원님이 지금 바로 또 선동을 하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김 의원이 "일본에 (방류를) 일방적으로 양보해 얻는 국익이 대체 뭐냐"고 묻자 한 총리는 "전형적인 가짜뉴스이고 선동이다.
지금 국민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받아치며 허공에 대고 서류를 세차게 흔들기도 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들까지 합세해 고성이 오가면서 여야 간 신경전은 더욱 가열됐다.
국회의장석에서 사회를 보던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가만히 있어 달라"고 자제를 요청했으나 소란은 멈추지 않았다.
김 부의장은 결국 "지금 정말 최악의 대정부질의로 가고 있다"며 "의장이 이야기하는데 여야 의원들이 같이 경청하지 않고 있지 않으냐. 총리도 제가 발언을 중단해달라고 해도 답변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날 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안 의원은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오늘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이 그동안 했던 무례한 발언, 동료 국회의원들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 일련의 불순한 태도에 대한 사과를 정중히 할 기회를 주려 한 것이다.
장관은 국회에 싸우러 온 거냐. 국민들이 우습냐"고 따졌다.
그러자 한 장관은 "의원님은 민원인에게 욕설을 한 분이 아니냐. 윤지오라는 사람을 공익제보자로 치켜세우면서 공익제보 제도의 존재 가치를 무너뜨린 분"이라며 "그런 분이 여기 와서 누구를 가르치려고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제가 안 의원님에게 그런 식의 훈계를 들을 생각은 없다"고 맞받았다.
두 사람의 설전은 여야 의원 간 말싸움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이 먼저 사과하라"라고 외쳤고, 민주당 의원들은 "예의를 지키라"고 소리쳤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의 질의 때도 민주당 의원들과 한 장관의 충돌이 벌어졌다.
임 의원이 "마약 청정국이 마약 공화국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해서 마약 수사를 못 하게 하고 그걸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받아쳤다.
이를 보던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공손하게 하라"고 소리치자 한 장관은 "정 의원님은 야구장에 왔느냐. 왜 이렇게 야유하느냐. 그렇게 반말로 야유하면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하시겠느냐"고 비판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본회의장에는 참관인들이 있었다.
초반에는 초등학생 40여명, 후반에는 일반인 70여명이 의원, 총리, 국무위원이 주고받는 말싸움을 지켜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