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 <인생> 등 대표작 펴내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 강연차 방한

8일 서울 효자동에서 만난 중국 소설가 위화(余華·63)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이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인생> <허삼관 매혈기> 등에서 20세기 격변의 세월을 사는 중국인들의 비참한 삶을 그리면서도, 풍자와 해학으로 '웃으며 살아갈 힘'을 전한 그다운 모습이었다.

위화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모옌, 루쉰문학상을 받은 옌롄커와 함께 중국 현대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매년 노벨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인지도 높은 작가지만, 다작과는 거리가 있다. 1991년 <가랑비 속의 외침>을 시작으로 지금껏 남긴 장편은 6편뿐이다. 그는 "지난 40년 동안 쓴 작품이 많지 않은 것을 보면, 그다지 노력하는 작가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중국에 돌아가면 작품활동을 성실히 하겠다"며 웃었다.

한국에서는 유독 <허삼관 매혈기>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 <인생> 판매량(10만부)을 넘어선 25만부의 판매기록을 올렸다. 문화혁명 시기 피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한 남자의 삶을 조명한 이 작품은 배우 하정우가 연출·주연을 맡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위화는 "중국에서 해적판으로 영화를 봤는데, 하정우 감독이 이를 두고 화내실 것 같진 않다"며 "한국과 중국 사이 문화적 차이를 한국적으로 잘 녹여서 촬영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위화의 방한 일정은 오는 14일까지다. 그는 8일 저녁 서울국제작가축제 개막 강연을 시작으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연세대학교 등에서 한국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