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 의원은 이날 오전 이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을 찾아가 면담을 요구했다.
천막에 들어가려는 태 의원과, 이를 제지하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잠시 승강이도 빚어졌다.
태 의원의 농성장 방문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질의를 하던 자신에게 박 의원이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데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태 의원이 질의 도중 "오염수 방류를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는 정치 세력은 사실상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민주당뿐"이라고 하자 박 의원은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등의 거친 언사로 태 의원을 비난한 바 있다.

태 의원은 이 대표 옆에 앉더니 "어떻게 이런 말('북한에서 온 쓰레기')을 본회의장에서 할 수 있나"라며 "대표께서 책임지고 박 의원을 출당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반응하지 않은 채 듣기만 했다.
이윽고 태 의원이 떠나자 "본인은 엄청 억울했던가 보다"라고 혼잣말했다.
태 의원은 농성장 밖에서 기자들에게 "계속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당 윤재옥 원내대표는 태 의원에게 농성장 재방문을 삼가도록 했다.
윤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항의의 뜻이 전달됐고, 잘못한 부분은 윤리위 제소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양당은 태 의원을 향한 박 의원의 '쓰레기' 발언, 이 대표 단식농성장에 따지러 간 태 의원의 행동을 두고 각각 상대방을 비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반 국민도 그런 용어를 쓰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박 의원에 대해 확실한 징계와 법적 조치를 하라"고 요구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있을 수 없는 발언과 행위"라며 태 의원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언행을 거듭 비판했다.

박 의원은 입장문에서 태 의원이 과거 자신의 SNS에서 'Junk'(쓰레기)라는 단어를 써 민주당을 비난한 점을 상기시키며 "태 의원이 그간의 모욕을 사과하면 저도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태 의원에 앞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와 강성희 의원이 각각 농성장을 찾아 이 대표를 격려했다.
권노갑·정대철·임채정·정세균·문희상 등 당 상임고문도 오후에 이 대표를 찾았다.
이들은 현장에서 성명을 내고 "대결과 파탄의 정치를 풀어야 할 일차적 책임이 있는 정부·여당이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며 "대화를 시작하면 이 대표도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