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연구…"인체가 적응할 수 있도록 권고선에서 혈압 유지해야"
고혈압 등으로 인한 뇌경색 때문에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를 받은 환자가 혈압을 무리하게 낮출 경우 오히려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남효석 교수 연구팀은 2020년부터 2년 6개월간 전국 19개 병원에서 급성 뇌경색으로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를 받은 환자 302명을 관찰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는 고혈압·당뇨·심장 부정맥 등으로 뇌에 혈전(피떡)이 생겨 손상이 생기는 급성 뇌경색 환자의 동맥에 관을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이 치료 후에는 뇌출혈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회복하기 위해 혈압 조절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수축기 혈압을 180mmHg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의 혈압이 이보다 더 낮을 경우 치료 후 결과가 좋다는 연구들이 나와 지침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 환자 302명을 지침을 따른 군(목표 수축기 혈압 140∼180mmHg, 147명)과 약물을 투여해 권고 지침보다 혈압을 크게 낮춘 군(목표 수축기 혈압 140mmHg 미만, 155명)으로 나눠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혈압을 140∼180mmHg으로 조절한 군에서 경과가 좋은 경우는 54.4%로 절반을 넘었으나, 이보다 크게 낮춰 140mmHg 미만으로 조절한 군에서는 39.4%에 그쳤다.

뇌출혈이나 뇌부종 등 예후가 나쁜 경우는 140mmHg 미만 조절군이 1.84배 높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남 교수는 이에 대해 "뇌출혈을 막기 위해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를 시행한 급성 뇌경색 환자의 혈압을 무리하게 낮추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예후에는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시술 후 인체가 적응할 수 있도록 권고 지침대로 혈압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AMA, IF 120.7) 최신호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