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황제주'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가 다시 1조원을 넘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1조7천86억원, 잔고 수량은 136만주로 각각 집계됐다.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는 지난 7월께 1조3천억원대까지 치솟았으나 공매도 청산을 위한 외국인의 주식 재매입(쇼트커버링)이 대규모로 들어온 이후 금액은 1조원을, 수량도 100만주를 각각 밑돌았다.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금액이 1조원을 넘은 마지막 날은 7월 24일이었으나, 지난달 31일을 기점으로 한 달여 만에 1조원을 다시 넘어섰다.

2%대를 유지하던 공매도 비중도 지난달 31일 기준 단숨에 5.2%로 뛰었다.

공매도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최근 증가세다.

에코프로의 일일 공매도 거래량은 지난달 내내 2만∼4만주 정도를 유지했으나 지난달 31일 31만9천주로 급증했다.

이달 1일과 4일에는 각각 9만주, 7만6천주가량이 거래됐다.

지난달 31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재조정(리밸런싱)으로 지수 추종 자금 유입이 마무리된 후 주가 호재성 재료가 소멸하자 공매도 거래량과 잔고가 동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 다시 '공매도 전쟁' 시작되나…잔고 1조원 재돌파
앞서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7월 26일 오후 1∼2시 사이 급락한 바 있다.

이튿날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에코프로 주가는 2거래일 동안 23.82% 하락했다.

이 기간 다른 이차전지 관련주들도 동시에 하락세를 보이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공매도가 원인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시장 일각에선 시장에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가 이뤄졌다는 루머도 확산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가 자체 파악한 주가 하락 원인은 공매도가 아니라 실매도로 확인됐다.

거래소에 따르면 해당 시간대 1분 단위 주가가 4% 이상 급락한 구간의 공매도 비중은 1% 이하로 집계됐으며, 개인투자자들의 시장가 매도 호가가 대량으로 출회돼 투매를 불러온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공매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시간대에서는 주가가 보합이거나 상승했다.

이는 가격상승 시 신규 매수호가가 유입되며 기존에 제출된 공매도 호가가 체결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거래소는 분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7월 26∼27일 에코프로그룹주 주가 하락의 배경은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증가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틀간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은 2∼7%로 높지 않았으며 이는 평상시와 비교해서도 오히려 적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래소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모니터링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향후에도 철저한 대응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