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일간지 엘데베르와 페루 일간지 엘코메르시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남미 안데스산맥 알티플라노고원 해발 3천310m에 있는 티티카카 호수의 수위가 최근 수년 새 지속해 낮아지고 있다.
페루 기상수문청 푸노 지역 담당 식스토 플로레스는 CNN에 "지난해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이 지역 강수량이 평균보다 49% 줄었다"며 이 기간에는 보통 수위가 회복되는 우기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2년부터 2020년까지 위성 이미지를 조사한 연구 결과 티티카카 호수는 연간 약 1억2천만t의 물을 잃고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볼리비아 기상수문청은 최근 티티카카 호수 수위가 역대 가장 낮았던 1996년 때보나 25㎝ 높은 정도라고 밝혔다.
볼리비아에서는 기후 변화에 따른 가뭄이라는 전 세계적 위기에 더해 푸노 지역 광산 활동으로 인해 호수가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광물 세척 과정에서 호수의 물을 무분별하게 끌어다 쓰면서 수위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뜻이다.
이 분야 전문가인 에드손 라미레스는 볼리비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구 온난화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낸 문제가 이 사태를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티티카카 호수로 흘러드는 푸노 강에 비소, 납, 철, 망간, 나트륨 등 잠재적으로 유해한 물질 다량 포함돼 있다고 그는 밝혔다.

원주민들은 호수에 의존해 낚시와 농사, 관광업 등에 주로 종사하고 있다.
호수 수위 하락은 지역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토로라' 갈대를 엮어 만든 섬에 사는 우로스 원주민의 경우 최근 사용할 수 있는 갈대가 줄어들어 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서는 올겨울 한때 30도를 넘는 기록적인 겨울 폭염으로 물 증발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