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30일 '전 정부 비공식 대변인실'이라는 명의로 윤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면 브리핑 형태의 사진을 올리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브리핑에는 청와대 로고도 삽입했다. 최근 탁 전 비서관은 정부·여당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자 "집권 7년 차"라고 비꼬고 있는데,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전 정부 비공식 대변인실' 명의로 낸 글에서 탁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지난 28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장에 찾아 한 발언을 지적했다.

먼저 탁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새가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뒤로 가겠다고 하면 협치가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새는 좌우의 날개를 가지고 어디로든 날 수 있어야 한다"며 "날아가는 방향을 정하는 건 대통령이나 정부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비난하는 야권과 일부 야권 극렬 지지자들을 겨냥해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 데 대해선 "수학에서는 1+1은 2가 정답이겠지만, 국정에서 1+1은 '귀요미'일 수도 있고 0이 될 수도 있다. 그리 단순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사진=탁 전 비서관 페이스북
사진=탁 전 비서관 페이스북
탁 전 비서관은 최근 여러 시사 라디오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문재인 정부) 집권 7년쯤 되니 몹시 피곤하다"며 "모든 책임을 (전 정부에) 자꾸 돌리니까 실제로 (집권 7년 차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했다.

여권에서도 이런 탁 전 비서관을 비판한 바 있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권 7년 차 운운하는 탁현민에게"라고 운을 떼며 "막장 부동산 정책으로 서울 집값 평균 20억 돌파. 소득주도성장으로 최저임금 시급 1만 5000원 자영업자 줄도산. 김정숙 호화관광으로 대통령 전용기 타고 단독 세계여행. 중국몽으로 한미일 대신 남북 중러 협력 강화. 한미동맹 파탄으로 연합훈련 무산 및 미국 반도체 규제 직격탄. 흥청망청 재정으로 국가부채 폭증 및 연금 자원 고갈"이라고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서 "잊히고 싶다 공언했으나, 그 어떤 전직 대통령보다 대외활동에 열을 올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마음을 간파했던 것이냐"며 "모든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 돌린다니. 지난 정권 내내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책임을 떠넘기던 문 전 대통령과 참모들의 모습이 탁현민 씨에게는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냐"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