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호주의 물가상승률이 5% 아래로 떨어지면서 연 7% 이상 고공행진을 벌이던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공행진' 호주 물가 잡히나…7월 물가상승률 5% 아래로 떨어져
호주 공영 ABC 방송은 31일 호주통계청(ABS)이 전날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전달 호주의 연 물가상승률이 4.9%로 6월의 5.4%에 비해 0.5% 포인트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분기(2023.4~6)의 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6%는 물론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가 예측한 5.2%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다.

ABS는 임대료 등 주거비는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유류와 신선식품 가격이 내려가면서 전체 물가상승률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 기간에 임대료는 7.6% 상승했지만, 유류·신선식품 가격은 각각 7.6%·5.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ABS의 미셸 마쿼트 물가통계국장은 "연간 물가상승률이 2022년 12월 8.4%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작년 5월부터 연 7% 이상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역대 최저 수준인 0.1%였던 기준금리를 12차례 인상해 4.1%까지 끌어 올렸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주춤하면서 지난 7,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RBA는 이번 물가 통계를 토대로 다음 달에도 이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경제분석사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마르셀 틸리언트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하락으로 RBA가 예상보다 빨리 긴축을 마무리하고 통화 완화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이번 통계로 4분기(2023.10~12)에 마지막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거의 현실성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RBA가 언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베타쉐어즈의 데이비드 바사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RBA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면서 "기준금리는 올해 말까지 현행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 4월부터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