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역경 극복한 시민 강연회 열어
6년째 간병하며 3개국어 익힌 청년…"꿈 잃지 않았죠"
서울시는 24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시민들이 살면서 느낀 어려움과 역경을 극복한 노력을 전달하는 릴레이 강연 '서울시민 쏘울(Soul) 자랑회'를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이 돌아온 일상에서 희망을 되찾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한다는 취지로 강연 프로그램 '세상을바꾸는시간 15분'(세바시)과 함께 마련됐다.

행사는 아버지가 뇌전증으로 쓰러져 유학을 포기하고 6년째 간병 중인 청년 영케어러(가족돌봄 청년) 이주빈씨의 요들송으로 문을 열었다.

힘든 간병 생활 중에도 도전을 거듭해 영어·중국어·일본어 3개 국어를 습득한 이씨는 배우와 아나운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천천히 생각하며 하나하나 헤쳐 나가다 보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강연자 강영근씨는 개인사업 실패로 자활센터에서 지내는 등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희망의 인문학 프로그램' 수강, 안심소득 1단계 시범사업 참여 등 사회 자활시스템을 통해 자립에 성공했다.

현재 2년째 경비회사에서 일한다는 강씨는 자신과 동병상련의 시민들에게 "부딪치면 실마리가 풀리니 한 걸음만 더 나아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시민 강연자 하유정씨는 학창 시절 부친이 돌아가시는 등 어려운 가정형편에 학원을 다니기 어려웠다.

그러다 교사의 소개로 '서울런'을 알게 되면서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교사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한다.

하씨는 자신처럼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온라인 공부방에 참여하고 서울런 멘티로까지 활동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지금 당신은 세상 누구보다 빛나는 존재인 만큼 절대 좌절하지 말라"는 따뜻한 말을 전했다.

6년째 간병하며 3개국어 익힌 청년…"꿈 잃지 않았죠"
명사 초청 강연자로는 공대생이 모여 만든 과학·공학 콘텐츠 제작 회사 '긱블'의 이정태 대표와 유명 정신과 전문의이자 올해 서울시 홍보대사로 위촉된 양재웅 원장이 나섰다.

이 대표는 "도전이란 거창한 키워드보단 사소한 것부터 성취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며 "(도전을 통한) 실패 또한 재미있는 것으로 느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내 행복의 조건을 타인의 인정·기쁨을 통해 찾는 것은 '어른아이'"라며 "타인을 위해 모든 걸 할 필요는 없고 나를 지키기 위해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사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연에 앞선 인사말에서 "사람이 살다 보면 어려울 때가 있기 마련인데 그때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녹록지 않은 분들이 많이 오셨을 텐데 많은 위안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 희망을 드리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서울시는 힘들고 어려운 분들과 늘 동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서울시민 쏘울 자랑회를 10, 11월에도 열 예정이다.

시민 공모를 통해 동기 부여를 위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연사를 초청해 온오프라인 강연회를 마련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