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령대군 흔적에, 화마 피하고…당대 건축양식 반영한 문화유산 평가

문화재청은 전국 사찰의 일주문 50여 건을 조사해 심의한 결과 '합천 해인사 홍하문'을 비롯한 일주문 총 6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25일 예고했다.
일주문은 사찰로 들어가는 출입구이자 사찰이 시작되는 영역을 표시하는 정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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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을 봉안한 법보사찰(法寶寺刹) 해인사의 홍하문은 정확한 창건 연대를 알 수 없으나, 1457년 중수(重修·건축물의 낡고 헌 부분을 손질하며 고침)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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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1칸의 건물로, 옆에서 보면 'ㅅ'자 형태인 맞배지붕을 올렸다.

함양 용추사 일주문은 함양 용추계곡 일대에 있었던 옛 장수사의 일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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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6·25전쟁 당시 화재로 모든 전각이 소실됐을 때 유일하게 화를 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장수사의 암자였던 용추사 일주문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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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내력을 알 수 있는 상량문에 의하면 1521년 '조계문'(曹溪門)으로 창건됐으며, 상량문에는 태종(재위 1400∼1418)의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1396∼1486)의 서명 흔적이 남아있다.
주 기둥 안쪽에 있는 용두(龍頭) 장식이 화려해 문화적 가치도 높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대웅전으로 이르는 일직선상의 축에 따라 일주문, 금강문, 사천왕문 등의 전각을 건립한 산지 가람배치 형식이 잘 보존돼 있다"고 평가했다.
달성 용연사로 들어서는 첫 산문(山門)인 자운문은 1695년 창건됐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당초 명칭은 '일주문'이었으나 1920년 촬영한 사진 자료에는 '자운문'으로 돼 있어 이전에 명칭이 변경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조계산송광사사고(曹溪山松廣寺史庫) 등에 따르면 일주문은 1842년 큰 화재로 대부분 전각이 불탔을 때 살아남았으며, 1802년 이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일주문 정면에는 '조계산대승선종송광사'(曹溪山大乘禪宗松廣寺)라는 현판이 세로로 쓰여있다.
기둥 양쪽이 토석 담장과 연결되고, 보조 기둥을 둔 점, 기둥 안쪽에 용두 조각을 둔 점, 전면 계단의 옆에 있는 소맷돌에 동물상을 뒀다는 점에서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21년까지는 '부산 범어사 조계문'이 유일하게 보물로 지정돼 있었으나, 이후 연구·조사를 거쳐 지난해 순천 선암사 일주문 등 4건을 지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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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인사 홍하문 등 6건에 대한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