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벤츠 제공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벤츠 제공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한국을 찾아 최고급 브랜드 마이바흐의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를 국내에 최초 공개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 세계에 팔리고 있는 벤츠 차량에서 한국 부품이 들어가지 않은 차량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한국 업체들과 협력 늘릴 것"

칼레니우스 회장은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국내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한국에만 벤츠의 공급망 업체들만 수백 개에 달할 정도로 한국은 매우 중요한 국가"라며 "현재 전 세계에 팔리는 벤츠 차량 가운데 한국 부품이 포함되지 않은 차량은 없다"고 말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그는 K-팝, K-드라마 등과 같이 본인을 'K-칼레니우스'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동화 추세에 맞춰 현재 배터리셀 부분에 대해서도 협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부품업체와 더욱 탄탄한 협력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날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과 만나 SK그룹과 협력 중인 배터리와 티맵 등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SKT1 소속인 리그오브레전드(LOL) 선수 페이커(이상혁). 페이커는 올해 벤츠와 스폰서쉽을 체결했다. 배성수 기자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SKT1 소속인 리그오브레전드(LOL) 선수 페이커(이상혁). 페이커는 올해 벤츠와 스폰서쉽을 체결했다. 배성수 기자
한국은 벤츠의 글로벌 4대 시장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조5351억원을 올려 한국 진출 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 7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수입차 최초로 단일 브랜드 연간 판매 8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한국보다 벤츠가 많이 팔리는 국가는 중국과 미국, 독일 뿐이다. 마이바흐의 경우엔 한국이 세계 2위 판매 국가다.

"한국에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 구축 계획"

칼레니우스 회장은 "한국에도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HPC)를 구축해 공공과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충전 진보'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벤츠가 국내에 HPC를 짓겠다고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벤츠는 전동화 추세에 맞춰 전기차 출시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국가에 전기차 인프라를 늘리기 위해 HPC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에서의 합작공장 설립 등 생산기지에 대한 투자에 있어선 신중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벤츠가 출시하는 차량은 모두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상대적으로 (다른 업체에 비해) 생산 규모가 크지 않다"며 "한국에서 생산기지 구축을 검토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수요가 더욱 늘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벤츠의 가장 중요하게 추진 중인 전략으로 '탈탄소화'를 꼽았다. 벤츠는 2039년까지 기술 개발부터 원자재 수급, 차량 생산, 서비스 등 모든 부분에서 탄소 제로(0)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앰비션 2039'를 추진하고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벤츠는 파리 협정이 체결되기 10여년전부터 이러한 구상을 준비해왔다"며 "2030년부턴 모든 차량을 전기차만으로 출시할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마이바흐 첫 전기차도 국내 최초 공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벤츠 제공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벤츠 제공
칼레니우스 회장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도 소개했다. 고급스러운 외관과 함께 뛰어난 주행성능이 특징이다. 이 차량은 1회 예상 충전 주행거리가 600㎞에 달한다. 최대 출력 484kW와 최대 토크 950Nm의 주행 성능을 갖췄다. 차체는 전장 5125㎜·전폭 2034㎜·전고 1721㎜로 휠베이스는 3210㎜다.

각종 편의사양도 특징이다. 앞좌석에는 3개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합쳐진 MBUX 하이퍼스크린이 적용됐다. 편의 사양으로 적용된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은 정교하게 반응하는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을 통해 드라이빙 모드, 속도 및 하중에 따라 각 휠을 개별적으로 조절한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뒷좌석에선 마치 전용기를 타는 듯한 편안함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