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 등 3천명 훈련 참여…심폐소생술 등 교육
6년만에 실시되는 전 국민 훈련…차량 통제도
23일 오후 2시 정각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는 공습 대비 민방위훈련(민방공훈련)을 알리는 사이렌이 1분간 울려 퍼졌다.

정부서울청사 본관과 별관에 있는 공무원 3천여명은 안전모를 쓰고 방독면, 민방위복을 챙겨 일사불란하게 계단으로 향했다.

훈련 운영요원들은 안내등을 들고 비상구를 안내했고, 공무원들은 이들의 지시에 따라 줄지어 지하로 이동했다.

이날은 6년 만에 일반 국민까지 참여하고 차량이 통제되는 민방공 훈련이 진행됐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같은 공습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요령을 익히기 위한 훈련으로, 오후 2시부터 20분 간 이어졌다.

정부서울청사에 입주한 공무원들은 올해 5월 관공서와 공공기관, 학교만을 대상으로 한 민방공 훈련에 참여한 바 있기에 큰 어려움 없이 훈련에 임했다.

정부서울청사는 오전과 오후 1차례씩 방송을 통해 훈련을 안내했고, 대피 장소를 안내하는 종이도 이곳저곳 부착해 현장의 혼란을 막았다.

지하 1∼3층의 대피 공간으로 이동한 공무원들은 2시 5분쯤 소속 기관별로 모여 심폐소생술, 구급법 실습, 방독면 착용법 등 생활형 안전교육에 참여했다.

5월 훈련 때는 일부 고층부에 입주한 공무원들이 2시 전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미리 지하로 내려가기도 했으나, 이번에는 그런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기순 차관,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하 2층의 안전교육장에서 종로소방서 관계자들의 안내에 따라 교육에 참여했다.

이번에도 가장 호응이 컸던 훈련은 마네킹을 이용한 심폐소생술(CPR) 교육이었다.

종로소방서 관계자들과 의용소방대원들이 "주위 상황을 확인하고, 박자에 맞춰 흉부압박을 하면 된다"고 안내하며 "하나, 둘, 셋, 넷" 구령을 외치자 정부 주요 인사를 비롯한 공무원들은 팔에 힘을 강하게 주고 교육에 임했다.

CPR에 참여한 한 금융위원회 직원은 "업무를 멈추고 지하로 내려오려니 번거롭기도 하고 날씨가 더워 힘들기도 하지만 분명히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전에 다른 기관에서 받았던 CPR 교육보다 장비가 더 좋아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시 15분에 "민방위 훈련 경계경보 발령"이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가 전송됐고, 2시 19분 "민방위 훈련경보 해제"라는 재난 문자가 발송돼 훈련의 끝을 알렸다.

별도 건물에 있는 청사 어린이집의 원생들은 이동 중 부상 등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어린이집 내부에서 대피 훈련을 하고 안전 교육을 받았다.

이번 훈련은 사이렌 경보음을 바꾸고 처음 진행되는 훈련으로, 공습경보가 울리는 시간을 3분에서 1분으로 줄였다.

15분에 울리던 경계경보 사이렌 또한 없애고 재난 문자 및 음성 방송으로 대체했다.

아울러 네이버·카카오·티맵 등에서 국민이 손쉽게 인근 대피소를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홍종완 행정안전부 민방위심의관은 "미국 9·11테러 당시 1년에 4번씩 대피 훈련을 한 모건 스탠리 직원들은 거의 다 살아남았다"며 "평상시 대피 훈련을 한 것과 하지 않은 것은 실제 상황이 닥쳤을 시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