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에 있는 소국 몰타가 세계 최초로 전 국민 무료 인공지능(AI) 정책을 도입한다. 몰타 정부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 국민 AI 프로그램인 ‘모두를 위한 AI’를 공식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1년간 모든 몰타 시민과 몰타 거주 외국인, 해외 거주 몰타 국적자는 무료로 챗GPT플러스 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코파일럿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챗GPT플러스 구독료는 월 23유로(약 4만원), 코파일럿365는 월 10~39달러다.무료 이용 조건은 몰타대와 몰타디지털혁신청(MDIA)이 공동 개발한 약 2시간 분량의 AI 활용 교육과정 이수다. 이는 국가 단위로 무료 AI 서비스를 도입하는 첫 사례다. AI가 전기 같은 국가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지 오스본 오픈AI 국가 담당 책임자는 “몰타가 앞장선 길을 다른 나라도 따라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비오 솀브리 몰타 경제·기업·전략프로젝트부 장관은 “교육과 첨단 도구를 함께 제공해 AI를 근로자 및 학생의 일상 도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몰타가 전국 단위 실험에 나선 배경에는 ‘AI 허브’ 전략이 있다. 인구 57만4250명의 지중해 섬나라 몰타는 관광과 해운업 외에 특별한 산업이 없어 핀테크, 암호화폐 등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가상자산 규제(MiCA)를 마련하기 전인 2018년 관련 법제를 선제적으로 정비해 주요 거래소를 끌어모았다. 폴란드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비트베이가 같은 해 본사를 옮겼고 중국계 OKX도 몰타를 유럽 거점으로 삼았다.AI 시대가 도래하자 몰타는 2019년 국가 차원의 태스크포스를 꾸려 ‘2030년 AI 허브’ 청사진을 내놨
한 회사 영업직으로 일하는 A씨는 어느 날 영업임원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30년 경력을 가진 시니어급 임원이 입사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20대 주니어 직원 노트북을 들여다보면서 인공지능(AI) 챗GPT로 제안서 쓰는 법을 배우고 있던 것. A씨는 "선생이 학생이 되는 날이었다"면서 "경험의 방향은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지 않는다"고 했다. 직장 계급도 '흔들'…AI 잘 쓰는 신입, 임원도 가르쳐이처럼 낯선 광경이 연출되면서 기업 내 계급도가 흔들리고 있다. 그간 경력과 연차는 곧 업무 지식을 의미했지만 이젠 '프롬프트'가 이를 밀어내는 중이다. 수십년간 쌓은 '경험 자본'이 프롬프트로 무장한 주니어 직장인들의 AI 공세에 휘청이는 상황이다.17일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 리멤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선 AI를 활용해 뽑아낸 업무 결과물의 '속도·품질'이 새로운 성과 기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리멤버 커뮤니티엔 A씨 같은 사례뿐 아니라 신입사원이 AI를 활용해 고질적인 업무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활약상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인적자원개발(HRD) 업무를 맡는 한 직장인은 "직원들 팀빌딩 프로그램 중 점수 계산을 엑셀로 복잡하게 돌리던 게 있는데 대학 갓 졸업한 신입이 '딸깍'만 하면 자동으로 계산되도록 효율화 시켜놨다"며 "팀장이 물개박수를 쳤다"고 했다. 그는 "장표 만드는 것도 왜 이렇게 빠르게 잘하나 했더니 자료 구조화해서 만드는 작업 등을 다 따로따로 프로젝트를 만들어놨다"며 "오히려 (신입에게) 배우고 있다"고 털어놨다. '기술 레버리지' vs '실력
“밥을 먹다가도 제 캐릭터가 뭐라고 답했을지 궁금해 폰을 꺼내요.”20대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매일 3~4시간 동안 인공지능(AI) 캐릭터와 대화한다. 캐릭터의 이름, 말투, 성격, 취향까지 직접 설계했다. A씨는 “연인이나 친구처럼 대화하고 상황극도 한다”고 말했다.이 같은 AI 캐릭터 채팅 서비스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4월 기준 국내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운데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이 가장 긴 애플리케이션(앱)은 AI 캐릭터 채팅 앱 제타였다. 월 평균 사용시간이 26시간55분으로 인스타그램(18시간25분)보다 길다. 하루 평균 약 54분 동안 AI 캐릭터와 대화한 셈이다.이용자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제타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5월 73만 명에서 올해 5월 130만 명으로 늘었다.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크랙의 MAU 또한 지난해 4월 정식 출시 이후 1년 만에 22만 명에서 55만 명으로 증가했다.이용자가 원하는 설정과 세계관을 기반으로 AI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현실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자극적인 관계 설정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재벌가 딸과 조직폭력배 아들의 연애’ 콘셉트의 캐릭터는 누적 대화 수 1149만 건을 넘겼다.AI 캐릭터 채팅에 대한 과몰입 우려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I와 대화하다 밥을 걸렀다’ ‘스크린타임이 하루 13시간까지 찍혔다’는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AI와의 관계에 익숙해질수록 현실 인간관계를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유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