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청진시에 유가공 공장을 신설하는 등 유제품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남 라디오매체인 평양방송은 청진시 부윤구역에 젖가공(유가공) 기지가 신설됐다고 16일 밝혔다.

여기서 젖은 우유와 염소젖을 포괄한다.

평양방송은 "신설된 젖가공 기지가 위생적이고 안전한 유가공품을 생산해 구역 내 어린이들에게 공급한다"며 "구역에서는 하루에 많은 양의 젖을 가공할 수 있는 기지를 자체로 꾸릴 계획을 세우고 구역적인 사업으로 전환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책임일군(간부)들은 짧은 기간에 생산 건물을 일떠세우고 젖가루(분유)와 흰젖 생산설비들을 마련하는 사업을 동시에 내밀었다"며 특히 젖가공 설비들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남포시가 모든 구역, 군 식료공장들에 신젖(신맛이 있는 가공우유) 생산기지와 냉동시설을 꾸린 데 이어 탁아소, 유치원을 운영하는 공장, 기업소, 농장들에 신젖 생산설비를 갖추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항구구역의 근로자들이 신젖 생산기지의 위생통과실을 새로 개건(리모델링)하고 젖가공실, 냉동실 등을 꾸려놓았다"고 소개했다.

강서구역에서는 식료공장에 젖을 가공할 수 있는 건물을 새로 건설하였으며 과학자, 기술자들의 도움으로 대용량 신젖 생산설비와 유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냉동설비도 제작·설치했다고 한다.

북한이 유제품 증산을 부각하는 것은 지배계층의 후대 사랑을 강조함으로써 식량난에 따른 주민 불만을 완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6월 27∼28일 진행한 내각 당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어린이들에게 유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대책 등을 논의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1년 6월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국가적 부담으로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젖 제품을 비롯한 영양식품을 공급하는 것을 당의 정책으로 수립"할 것을 강조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1면에 게재한 '위대한 어머니-조선노동당의 숙원'이라는 정론에서 김정은이 국가 부담으로 전국 어린이들에게 유제품 등을 공급하기 위한 새 육아정책 등 당의 숙원 사업을 처리했다고 칭송했다.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중공업보다 투자비가 적어도 단기간에 성과가 나는 경공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식품 가공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식품 다양화와 어린이 영양 공급을 통해 주민들에게 어필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7월까지 북한에서 아사(餓死)한 사람이 최근 5년 평균치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북한 내부 식량 사정이 악화했다고 국가정보원은 17일 보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