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강릉, 울산 등 곳곳서 발생…민간 동물원에선 '갈비사자' 논란
관리 어떻게 했기에…사설농장 사자·곰 등 잇단 탈출
민간동물원이나 사설농장에서 키우던 맹수가 관리 부실로 탈출하거나 돌봄 사각지대에 놓이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경북 고령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덕곡면 옥계리 한 사설농장에서 기르던 암사자 1마리가 탈출했다가 농장 인근에서 출동한 엽사와 경찰 등에 의해 사살됐다.

이 농장은 통관과 신고 절차를 거쳐 사자를 키웠다.

아직 정확한 경위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농장 관리인이 먹이를 주고 청소를 하러 우리에 들어간 과정에서 사자가 탈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고령군이 주민을 대상으로 주의하라는 안전안내문자를 보내는 등 한동안 긴장감이 감돌았다.

관리 어떻게 했기에…사설농장 사자·곰 등 잇단 탈출
맹수가 탈출하는 일은 고령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1월 21일 오후 강원 강릉의 한 동물농장에서 기르던 새끼사자 2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마취총을 맞고 2시간 30분 만에 생포됐다.

또 지난해 12월 8일에는 울산시 울주군 한 무허가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가슴곰 3마리가 탈출했다가 출동한 포획단에 의해 사살됐다.

사육장 입구에서는 농장 경영자인 6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시신에서 확인된 외상으로 볼 때 곰에게 공격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농장에서는 2021년 5월 19일에도 곰이 탈출했다가 주민에게 발견돼 포획됐다.

맹수를 키우는 과정에서 열악한 시설로 지탄을 받는 곳도 있다.

경남 김해에 있는 한 민간 동물원은 지난 6월 사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람 나이로 치면 100살에 가까울 정도로 나이가 들고 삐쩍 마른 사자가 낡고 열악한 실내 시설에서 홀로 지내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자를 구해달라는 여론과 동물원 폐쇄를 요구하는 민원이 김해시 웹사이트 등에 쇄도했다
이 사자는 충북 청주시가 운영하는 청주동물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이후에 실외 사육장에서 기르던 수사자의 자식인 4살 암사자를 빈 실내 우리에 넣어 기르면서 더욱 여론이 나빠졌다.

결국 김해의 동물원은 "상황이 어려워졌고 시민 인식이 나빠졌다"며 이달 12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김애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는 "사람과 똑같이 감정, 고통을 가진 동물은 가둬놓고 구경하는, 인간을 위한 오락거리가 아니다"며 "멸종위기종 등 위험에 처하고 사라질 위기인 종을 보존하는 쪽으로 동물원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리 어떻게 했기에…사설농장 사자·곰 등 잇단 탈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