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운용사·연기금 모두 삼전 '팔자'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8월1일~10일)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3931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7044억원 순매도했다. 증권사 등 금융투자기관이 5500억원, 펀드 등 투신이 513억 순매도했고, 연기금도 1904억원을 순매도 했다.삼성전자의 주가가 올들어 22.52% 상승하자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은 반도체 턴어라운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하반기에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반도체 실적이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PC, 모바일, 클라우드 서버 분야에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삼성전자가 DRAM, 파운드리 분야 모두에서 영업흑자폭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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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관투자자들은 이러한 실적 개선세가 이미 주가에 어느정도 선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적이 나아질 것이란 건 절대 다수가 동의하고 있지만,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개인은 이달들어 SK하이닉스를 732억원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2104억원 순매도했다.
'벨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과열' 논란과 별개로 가격 급등으로 개인이 '판정승'을 거뒀던 2차전지 분야에서도 여전히 몇몇 종목에서 수급이 엇갈렸다. 이달들어 개인은 POSCO홀딩스를 5242억원 순매수했다. 같은기간 기관은 POSCO홀딩스를 3276억원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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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이 기간 기관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386억원 순매수했다. 셀트리온(98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271억원), 한미약품(467억원), 유한양행(180억원) 등에서도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2차전지를 이을 하반기 최대 유망 업종으로 바이오 분야를 꼽고 있다. 증권사는 관련 종목들의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고, 운용사들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기관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바이오주로 수급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적이 개선세가 분명하거나 해외 수출 가능성을 증명하는 기업들로 기관매수세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