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본 영화 중 나에게 가장 깊이 각인된 작품은 무엇일까 고민하다 <퍼펙트 데이즈>로 정했다. 우연히 집에서 다시 보는 동안 크게 감명하고 만 것이다.화장실 청소부인 히라야마는 어느 변기 칸에서 한 남자아이를 발견한다. 사정은 모르지만 그 안에서 울고 있었던 듯하다. 시무룩해 하는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오던 그는 곧 아이의 엄마와 마주친다. 내내 찾고 있었던 듯 아이의 이름을 외치며 다가온 엄마는 아이를 붙잡고 잠시 그를 확인하고는, 물티슈를 꺼내 아이의 손을 닦고 그 자리를 떠난다.여기까지 봤을 때, 이 영화가 벌써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도 모르고 특정 계층을 대표할 작중의 누군가를 쉽게 악인으로 만드는 듯해서. 그런데 엄마의 손을 붙잡고 걸어가던 아이가 짧게 뒤를 돌아보더니 히라야마에게 손 인사를 하고 그 순간 그는 활짝 웃는데, 그 웃음이 내 이런저런 계산을 단번에 씻겨줄 정도로 해맑아서 마음이 확 풀렸다.이어지는 장면들은 히라야마의 매일매일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아침에 일어나 분재에 물을 주고, 면도를 하고, 집 앞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마시고, 테이프를 넣고 음악을 들으며 차를 몰아 일터로 가고, 근처 공원에서 샌드위치를 먹다 이파리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을 오래된 카메라로 담고, 일이 끝나면 목욕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서점에 가거나 단골 가게에서 술을 마신 뒤 책을 읽으며 잠에 드는 시간들. 일을 하러 나섰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큰 골자는 동일하면서도 아주 조금씩 달라지는 그 일상이 우리의 하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이 영화의 인상적인 부분은 주인공인 히라야마가 대체로 말이 없다는 점이다. 아예 말
루피노 타마요에게 주목하게 된 계기는 비평가 로날드 크리스트의 언급에 있었다. “라틴아메리카 문학 세계에서 네루다의 시는 해와 같은 존재로 마치 루피노 타마요의 <수박>과도 같이 스페인어권 특유의 강렬한 천둥소리를 들려준다. 반면 옥타비오 파스의 시는 달과 같아, 르네 마그리트 그림의 달처럼 프랑스적인 은은한 광채를 보여준다.” 천둥소리 같은 수박이라니! 멕시코 예술과 민중의 발견에 조형적 실험을 결합했던 멕시코 벽화 운동은, (옥타비오 파스에 따르면) 관제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봉사하는 웅변조의 회화이자 몸짓이었다. 타마요는 이러한 경향성에서 머물기를 거부했다.여기 작품 <수박>(1955)이 있다. 수박은 타마요가 반복적으로 그린 정물의 주제다. 그는 수박이 주제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겼다. 이 과일은 잘라서 열었을 때 타원에서 원, 반원, 삼각형, 더 날렵한 쐐기 모양 등 기하학적 변주가 가능하다. 다양한 형태와 씨앗의 배치로써 리듬과 패턴을 만들 수 있다. 게다가 빨간 과육, 하얀 속껍질, 초록 겉껍질은 멕시코의 상징색과 같지 않은가. 마치 마르게리타 피자의 삼색이 곧 이탈리아인 것처럼.타마요는 1899년 8월 25일 멕시코 오아하카에서 태어났다. 1917년 산카를로스 아카데미에 들어갔으나 전통적인 교육 방법에 실망해 학교를 그만두고 독학했다. 1921년 초 멕시코시티에 있는 국립 고고학-민족학 박물관에서 일하게 되면서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전 시대의 문화 유적들을 연구하고 거듭 그렸는데 이때 익힌 형태와 자연스러운 톤의 재현이 이후 그의 초기 정물화와 초상화에 투영되었다. 타마요는 토착 예술의 물
방송인 장영란(46)이 뇌 검사 결과 언어 기능 저하 진단을 받고, 치매 전 단계 혹은 조기 치매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받아 충격을 받은 영상이 공개됐다.20일 유튜브에 따르면 지난 19일 'A급 장영란' 에는 '치매 초기 진단 받은 46세 장영란의 충격 원인과 치료 과정 (실제상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영상에서 장영란은 뇌 전문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과정을 공개했다.장영란은 "오늘은 텐션이 좀 낮다. 촬영을 취소하려고 했다"며 "내가 얼마나 말을 버벅이길래 무슨 문제가 있다고 그러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제작진이 과거 그녀의 말 실수 장면을 공개하자 장영란은 "그게 내 매력이다. 그런데 혹시라도 이상하게 나오면 어떡하려고 하냐. 모르는 게 약"이라고 덧붙였다.또한 그는 "난독증이 있었다. 더듬더듬 읽었다"며 ‘뇌졸중’을 ‘뇌조증’, ‘의자’를 ‘의사’라고 잘못 읽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특히 라디오 방송 진행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히며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졌다. 글자가 지렁이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결국 라디오에서 잘렸다"고 말했다.장영란은 전문의를 찾아가 "말을 더듬고 헛말이 나온다. 단어 선택이 어렵다. 긴장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상담했다. 이에 그는 혈액 검사, 인지 지능 검사, 뇌혈류 검사, 뇌파 검사 등 정밀 검사를 받았다.검사 결과, 기억력은 정상 범주에 속했지만, 치매 단계 평가에서 3점을 받아 정상(1~2점)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의사는 "치매 전 단계이거나 조기 치매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