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대 해부학교실 김현 교수팀 연구
미지의 뇌 영역 '고삐핵'에서 나오는 미량의 유기화합물 '아민'이 우울증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삐핵은 뇌 시상상부 부위에 위치해 신경신호 전달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나오며 치료제 개발 등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2일 고려대학교 의료원에 따르면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김현 교수팀은 스트레스 기반 우울증 동물모델 고삐핵에서 감소한 AADC 유전자 발현을 회복시킨 결과 우울증이 완화된 것을 확인했다.

통상 AADC로 불리는 방향성 L-아미노산 탈탄산효소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ADC 유전자는 이 효소를 생성해낸다.

연구진은 캐나다의 뇌 연구소에서 얻은 우울증 환자와 정상인의 고삐핵 유전자를 비교해 우울증 환자의 고삐핵 AADC 유전자 발현이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실험 대상 쥐의 발현 정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했다.

그 결과 AADC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면 쥐에게 우울 증상이 나타나고, 발현이 회복되면 우울증상도 완화됐다.

연구진은 외측 고삐핵의 '글루탐산성 신경세포'가 활성화돼 도파민 분비를 억제하게 되면 이로 인해 우울 증세가 나타나는데, AADC가 만들어내는 유기화합물 아민이 글루탐산성 신경세포 활성화 효과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상적인 정도의 스트레스로는 고삐핵에서 나오는 아민의 신호전달계에 문제가 없지만,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글루탐산성 신호전달이 아민의 신호전달보다 우세해지며 우울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고삐핵 아민 시스템에 대한 발견으로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현 교수는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