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전사자 유해 7위 하와이서 봉환…최 일병 외엔 '신원 미확인'
尹·군 수뇌부, 레드카펫서 '거수경례'…막내 동생 "가슴이 벅차다"
73년만 돌아온 '故 최임락 일병'…F-35A 호위 속 尹대통령 맞이(종합)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밤 성남 서울공항에서 6·25 전쟁 국군 전사자 7인의 유해 봉환 행사를 주관했다.

한미 공동 감식을 거쳐 국군 전사자로 확인된 총 7위의 유해로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으로부터 인수했다.

이중 고(故) 최임락 일병의 신원이 유일하게 확인됐다.

유해는 우리 공군의 다목적 수송기 시그너스(KC-330)의 승객 좌석에 자리했다.

수송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자 공군 F-35A 편대가 호위했고, 최 일병 고향인 울산 지역 상공을 거쳐 유해는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검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군 수뇌부 및 참모들과 함께 특별수송기 앞에 도열했다.

활주로 위에는 레드카펫이 깔렸다.

예포 21발과 함께 참석자들은 거수경례했다.

최 일병의 유가족 3명,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육해공 참모총장·해병대 사령관 등을 비롯해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등도 자리했다.

최 일병의 유해는 조카 최호종 해군 상사의 손에 들린 채 선두에 섰다.

하와이에서 유해를 직접 인수한 최 상사는 이날 특별수송기를 타고 함께 돌아왔다.

최 일병은 미 제7사단 카투사로 참전해 1950년 12월 12일 장진호 전투에서 19세의 나이로 전사했으며, 고인의 형인 최상락 하사도 국군 제3사단 소속으로 참전해 1950년 8월 영덕-포항 전투에서 21세 나이로 전사했다.

73년만 돌아온 '故 최임락 일병'…F-35A 호위 속 尹대통령 맞이(종합)
최 일병의 막내 동생 최용(79)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편지를 낭독했고, 윤 대통령은 이어 최 일병에게 직접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최 씨는 "임락이 형님! 가슴이 벅찹니다.

긴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돌아오셔서 고맙습니다"라며 "지금 형님은 해군에 보낸 제 아들의 품 안에 계시는데, 편안하신가요? 이제 나라 걱정은 마시고 우리 땅에서 편히 쉬시이소"라고 했다.

굳은 표정을 유지하던 윤 대통령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도 포착됐다.

윤 대통령은 운구 차량이 서울공항을 출발해 유해가 안치될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떠날 때까지 거수경례하며 예우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최고의 군 예식으로 예우해 맞이하고, 국군 전사자와 유가족 중심으로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봉환 행사에 앞서 최 일병 유가족을 만나 "DPAA에서 인수한 유해가 서울공항에 도착한 즉시 최고의 군 예식으로 맞이하도록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아울러 "73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최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6·25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를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국군 유해 인수는 총 6회 있었는데, 이중 대통령 주관 행사는 총 4회(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 2018·2020·2021년 문재인 전 대통령)였다.

이번 유해 중 최 일병을 포함한 3위는 북한에서 발굴된 뒤 미국이 전달받았고, 1위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창설 전 미국이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발굴했으며, 나머지 3위는 미 태평양 국립묘지에 안장됐던 6·25 전사자 무명용사 묘역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군 전사자로 판명됐다.

73년만 돌아온 '故 최임락 일병'…F-35A 호위 속 尹대통령 맞이(종합)
대통령실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위의 유해는 앞으로 기록 분석과 정밀감식, DNA 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