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투자 전문회사인 SK스퀘어가 보안기업 SK쉴더스 지분 매각 절차를 마무리했다. 매각 대금으로 확보한 8600억원을 활용해 해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등 미래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2000억원 규모 주주환원 방안도 검토 중이다.

쉴더스 정리한 SK스퀘어, 해외투자 나선다
SK스퀘어는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 발렌베리그룹의 사모펀드인 EQT파트너스에 SK쉴더스 지분 28.82%를 약 8600억원에 매각했다고 20일 공시했다.

EQT파트너스는 SK스퀘어 보유 지분 중 일부와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 지분 전체인 36.9%를 약 2조원에 인수했다. 이어 21일 2000억원 규모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쉴더스 지분 구조는 기존 SK스퀘어 63.1%, 맥쿼리 36.9%에서 EQT파트너스 68%, SK스퀘어 32%로 바뀐다. 신주 발행분은 SK쉴더스 신규 사업 재원으로 활용된다.

SK스퀘어의 지분 매각대금 8600억원 가운데 4100억원은 이날 입금됐다. 나머지 금액은 2년 안에 받게 된다. SK쉴더스의 신규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 등은 내부 절차를 거쳐 곧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지난 2월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지분 인수 및 공동경영 계획을 밝혔다. 당시 그는 “EQT파트너스와 협력해 SK쉴더스가 한국에서 성장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과 유럽연합(EU), 한국에서 기업결합심사 등 정부 인허가 절차를 모두 마쳤다. 거래 마무리 시점도 예상보다 두 달가량 빨라졌다.

회사 관계자는 “SK스퀘어가 2021년 11월 SK텔레콤과 인적 분할돼 투자 전문회사로 출범한 뒤 거둔 첫 번째 대규모 투자 성과”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2014년 물리보안 기업 NSOK를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ADT캡스도 매입했다. 2021년에는 ADT캡스와 정보보안 기업 SK인포섹을 합병한 뒤 사명을 SK쉴더스로 바꿨다. SK쉴더스의 기업가치는 2018년 ADT캡스 인수 후 5년 만에 3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늘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11번가, 원스토어 등 20여 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신규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동시에 기존 보유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최근엔 SK하이닉스, 신한금융그룹, LIG넥스원 등과 투자법인 TGC스퀘어를 설립해 일본 미국 등 해외 유망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성하 SK스퀘어 사장은 “하반기에도 주주들에게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