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카드 대금 등에 회삿돈 200억원 사용 혐의
'트래펑' 백광산업 김성훈 前대표 구속심사
막힌 하수관을 뚫는 '트래펑' 제조사 백광산업의 최대 주주로 회삿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전 대표가 2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김 전 대표의 영장 심사를 열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심리 중이다.

오전 10시 7분께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은 채 법원에 출석한 김 전 대표는 별다른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김 전 대표의 영장심사 결과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

김 전 대표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백광산업의 회삿돈을 자신과 가족의 신용카드 사용대금이나 세금 납부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횡령한 회삿돈이 약 200억원에 이른다고 본다.

그는 이런 범행을 숨기기 위해 2017∼2020년 횡령한 돈을 특수관계사 A사에 대한 대여금으로 허위 계상하고, 해당 금액을 채무로 속여 공시한 혐의(외부감사법·자본시장법 위반)도 받는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2020년 회계 담당 임원 박모씨에게 횡령한 현금의 구체적인 출납 경위가 적힌 회계자료를 파쇄하라고 지시한 정황도 포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 백광산업에 횡령, 허위 공시 혐의가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검찰에 수사 참고 자료를 넘겼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도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했다며 백광산업을 제재하고 검찰에 통보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기준 백광산업 지분 22.64%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올해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