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출신 첫 쇼팽콩쿠르 준결승 진출…24일 두 번째 내한 리사이틀
스미노 하야토 "클래식 연주자와 아티스트의 가치 충돌 속 고민"
공대 출신의 첫 쇼팽콩쿠르 준결승 진출 피아니스트, 개성 있는 연주로 120만명 구독자를 지닌 유튜버.
일본 차세대 피아니스트이자 아티스트인 스미노 하야토(28)는 여느 클래식 연주자와는 다른 수식어를 몰고 다닌다.

그는 도쿄대 공대 출신으로 2021년 피아노 콩쿠르 중 권위 있는 쇼팽콩쿠르에서 준결승에 진출하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대회에서 피아노를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가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에 이어 오는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내한 리사이틀(독주회)을 여는 스미노 하야토는 19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클래식 연주자'와 '아티스트'의 서로 다른 가치관 충돌에서 오는 갈등은 항상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도쿄대 정보과학 및 기술 대학원 총장상까지 받은 인재로, 쇼팽 콩쿠르 출전 전에는 IT 기업 입사 예정이었다는 이력 자체도 독특하지만, 음악적인 행보 역시 남다르다.

'카틴(Catee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유튜브에서는 자작곡을 비롯해 직접 편곡한 작품들을 업로드하고 있다.

그가 장난감 피아노로 연주한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연주 영상은 1천만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일본의 팝밴드 '팬트하우스'에서는 키보디스트로 활동하는 등 전방위적인 음악가로 영역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인 동시에 현시대 음악을 탐닉하는 전방위 음악가인 셈이다.

쇼팽, 베토벤, 바흐 등 이전 시대의 작곡가들이 완성한 음악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 공을 들이는 클래식 음악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음악 활동은 다소 상반된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그는 "곡을 연주할 때 작곡가의 작곡 의도를 무시하거나 곡에 대한 존중을 배제한 연주자 중심의 연주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라며 "그렇다고 모든 연주에 있어서 연주자 자신의 해석과 감정을 지운 채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연주자가 자기 아이디어를 작품에 투영하고, 작곡가의 의도를 넘어선 새로운 무언가를 창출해 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미노 하야토 "클래식 연주자와 아티스트의 가치 충돌 속 고민"
이번 공연에서는 바흐의 칸타타, 굴다가 새롭게 해석한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 카푸스틴의 8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등을 들려준다.

자작곡 4곡도 프로그램에 포함했다.

그는 "카푸스틴의 음악은 클래식과 재즈 요소가 혼합된 음악으로 도전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음악이다.

굴다의 곡은 마지막 부분에 카덴차(악곡이나 악장이 끝나기 직전 독주자가 기교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된 무반주 부분)가 포함돼 있는데 제 식대로 즉흥적으로 해석해 연주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자작곡 '큰 고양이 왈츠'는 제 고양이를 위해 작곡한 곡이다.

크고 뚱뚱한 고양이지만, 점프하며 노는 것을 보면 둔하지 않고 재빠른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이런 대비되는 모습을 음악적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클래식 음악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피아노를 계속해서 연주하면서 작곡과 편곡 공부도 지속하려고 합니다.

나중에는 영화음악이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도 쓸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
스미노 하야토 "클래식 연주자와 아티스트의 가치 충돌 속 고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