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는 어떻게 소리꾼과 고수의 북장단만으로 길게는 8시간이나(동초제 춘향가) 공연할까.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이나 삼국지에 등장하는 적벽대전, 별주부가 생전 처음 바다 밖 세상에 나와 마주하게 되는 산세 풍경들을 무대에서 구현한다고 생각해보라. 소리꾼과 고수는 장단과 다양한 목소리로 수묵화를 그려야 한다.

소리꾼 이자람의 ‘소리’

붉은 벽에 둘러싸여 하늘만 보고 있자면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서 사람들이 좋았다고 하는 곳은 지하 3층의 하늘광장과 콘솔레이션 홀이다. 18m의 공간이 하늘을 향해 열려 있는 하늘광장은 네 면의 벽과 바닥까지 모두 적벽돌이 촘촘하게 쌓여 있는, 무게감이 확실한 공간이다. 붉은 공간 속에서 하늘만을 보고 있자면 고요함이 깃든 엄숙함에 에워싸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양대 교수 배세연의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원하게 그은 푸른 획에 물고기가 산다

[오늘의 arte 칼럼] 소리꾼은 어떻게 8시간이나 공연할 수 있을까
임채광 작가는 흰색 장지(종이의 일종)에 푸른 획을 시원하게 긋는다. 푸른 획 속에는 물고기가 있다. 파란색 붓질은 생명의 원천인 물을, 펄떡이는 물고기는 강한 힘과 자유로움을 상징한다. 임 작가는 “한 번의 제대로 된 붓질 자국을 얻기까지 시행착오를 여러 번 거친다”며 “붓을 들기 전 빈 화폭을 보면서 구상하는 시간도 길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의 ‘탐나는 요즘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