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복을 하루 앞둔 10일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
40년 가까이 보신탕 장사를 하는 70대 김모씨는 가게 앞 의자에 앉아 푸념을 늘어놨다.
김씨는 "요새는 장사가 잘 안돼서 주말이 아니면 손님도 없어서 한산하다"며 "동물단체에서 계속 민원을 넣어서 가게 규모를 반으로 줄였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점심시간이 다 돼가도 보신탕 가게에는 오고 가는 손님을 보기 힘들었다.
식당 직원들은 점심 준비로 분주했지만, 손님이 많이 오지 않을 것을 예상이라도 하듯 표정은 밝지 않았다.
보신탕 가게를 하는 70대 A씨는 "보상 얘기가 쏙 들어가서 진전이 아예 없다"며 "지자체에서 나가라고 하면서 보상을 안 하면 어쩌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보상만 있으면 나갈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신탕을 찾는 손님이 줄어 장사가 잘 안된다는 인근 상인들도 있었다.
칠성개시장 인근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60대 B씨는 "보신탕집 다 없애버리면 우리 같은 상인들은 손님이 뚝 끊긴다"며 "보신탕 가게를 찾는 손님이 많아 덕을 보고 있는데 (없애면) 다 죽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단체는 대구시가 칠성개시장 폐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대표는 "칠성개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보신탕 가게를 그만둘 의사를 가지고 있다"며 "부산시가 구포시장을 없애기 위해 400억원을 들였는데 칠성개시장은 훨씬 적게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는 부산시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나설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뜬 장이나 도살장 같은 불법 시설은 지난 2021년도에 철거한 상태"라며 "상인들과 보상 규모에 관해 입장 차이가 있어서 폐업 논의가 진전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