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사람이 집 담에 뭔가 두고 갔다" 신고로 덜미
서울 주택가 돌며 '마약 던지기' 일당 검거(종합)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를 제조·유통한 혐의로 주범 A(28)씨 등 4명과 운반책 3명, 매수·투약자 1명 등 8명을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A씨 등 제조·유통책 4명을 지난달 23일과 30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이 중 2명을 구속했고 그보다 앞서 운반책 2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또 다른 운반책 1명은 지난 5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동네 선후배 사이인 A씨 등 4명은 엑스터시 가루를 정제로 제조한 뒤 전자담배용 액상대마 카트리지를 만들어 LSD 등 마약류와 함께 대량으로 운반책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4명은 서울과 경기도에 은신처를 마련한 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공급책에게 받은 마약류를 제조·가공했다.

이후 렌터카로 주로 심야시간대에 서울 일원을 돌아다니며 주택가 일대에 마약류를 은닉했다.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통해 모집된 운반책들은 약속된 이들 은닉처에서 마약을 찾아 소분했고 수도권 일대 매수 투약자에게 속칭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됐다.

경찰은 지난 5월 중순께 "심야에 수상한 사람이 집 담에 무언가를 두고 갔다"는 용산구 주민의 신고를 실마리로 일당의 덜미를 잡았다.

이 물건이 액상대마인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신고 하루 뒤 이를 찾으러 온 매수자 1명을 검거했고 운반책 B(26)씨를 추적해 지난달 12일 수도권 인근 은신처에서 검거했다.

B씨가 가지고 있던 다량의 LSD 등 마약류를 발견한 경찰은 유통선을 추적해 A씨 등 네 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를 통해 투약자가 마약류를 찾아갔던 서울 시내 116곳을 특정했고 이 중 74곳에서 마약류를 회수했다.

서울 주택가 돌며 '마약 던지기' 일당 검거(종합)
경찰은 일당의 주거지와 은신처·차량 등에서 엑스터시 가루 2천845.4g과 정제 395정, 액상대마 717.7mL, LSD 946탭, 합성대마 175.4g, 건 대마잎 171.3g, 대마나무 1주 등 총 1만9천606명이 투약·흡연할 수 있는 10억1천800만원 상당의 마약류와 엑스터시 정제 제조기를 압수했다.

B씨는 유통·조직책 중 한 명에게 대마 나무를 받아 추후 대마 판매를 위해 키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제조·유통책이 마약류 밀반입과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한 인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조직 상선과 운반책, 매수·투약자를 검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이들 조직이 막대한 범죄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보고 자금줄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B씨 등의 임금이 외국 거래소를 통한 가상자산으로 지급된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제조·유통 사범을 신속하게 검거해 추가 범행과 마약 유통을 막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마약팀뿐 아니라 강력팀까지 형사 35명 전원을 투입했다"며 "범죄수익 등도 면밀히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