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떨어져…신임 원장 후보 "이전 동의" vs 합천군 "결사반대"
홍준표 모교 터 설립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이전 논의 속도 내나
홍준표 대구시장이 경남지사 시절 자신의 모교였던 초등학교 터에 조성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이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6일 경남도와 합천군 등에 따르면 도 단위 문화예술단체가 몰려있는 창원 시내 경남연구원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던 진흥원은 2018년 3월 합천으로 이전 개청한 이후 줄곧 접근성 문제로 논란이 일었다.

진흥원이 이전한 곳은 합천군 덕곡면 학리의 폐교된 학남초등학교 터로 홍 시장의 모교다.

문화 소외지역인 서북부에 문화기반시설을 조성해 지역 문화 격차를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진흥원은 경남도청 기준으로 75㎞가 떨어진 경북과 가까운 오지여서 도내 문화예술인들이 활발하게 활용하기에는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지난달 29일 열린 김종부 진흥원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도의회의 인사 검증에서 이러한 문제가 다시 제기돼 진흥원 이전 논의가 본격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당시 김 후보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진흥원을 이전하는 데 동의한다"며 "그러나 이전 장소는 도에서 판단해야 하고, 원장으로 임용된다면 합천군수를 만나 합천군이 생각하는 방향을 먼저 파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15일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국민의힘 유계현(진주4) 의원은 진흥원 이전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유 의원은 "지리적으로 경남보다 경북에 훨씬 가까운 곳에 진흥원이 위치해 도청 기준으로 진흥원까지 1시간 30분이나 걸리고, 진흥원 직원들 출퇴근 관련 교통사고도 최근 5년간 24건이나 발생했다"며 "김경수 도정에서 진흥원 이전을 공론화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당시 박성재 경남도 문화관광국장은 "(창원에서) 진흥원 방문에 장시간 소요되는 등 불편이 커 도의회, 예술단체, 언론 등에서 도심 이전 필요성을 많이 제기했다"며 "민선 8기 도지사직 인수 과정에서 이 문제를 검토했으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흥원 이전 논의에 대해 합천군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합천군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당초에는 진흥원 직원들이 합천에 거주하면서 생활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직원들이 출퇴근하다 보니 이전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문화예술단체 등 민원인이 멀어서 오기 힘들다는 말과 함께 최근 진흥원 원장 후보 인사 검증 때문에 이전 문제가 다시 제기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합천군은 진흥원 이전에 결사반대한다"고 밝혀 진흥원 이전 논의와 관련한 합천군의 부정적인 기류를 전달했다.

이러한 진흥원 이전 논의와 관련해 박완수 지사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지역이 정해지는 것을 고려해 도내 출자출연기관 이전 문제도 논의해야 할 것 같다"며 "(진흥원 이전 논의를 포함해) 도내 각 시·군과 출자출연기관 이전 문제를 협의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어서 진흥원 이전 논의가 어떻게 결론 날지 주목된다.

홍준표 모교 터 설립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이전 논의 속도 내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