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회동 시기 묻자 "일정 조정 중…줄다리기가 있진 않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5일 경남 봉하마을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지난달 24일 귀국한 뒤 이어온 '귀국 신고' 행보의 일환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약 40분동안 환담하고, 사저 앞 식당에서 약 1시간 20분간 막걸리를 곁들인 만찬을 했다.

이 전 대표의 부인 김숙희 여사와 최측근인 윤영찬 의원도 동행했다.

이 전 대표는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의 별도 당부가 있었는 지에 대한 질문에 "있었지만,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문(전)대통령님과는 나라 걱정, 민주당 걱정을 포함해 여러 말씀을 나눴다"고 적었다.

만찬에는 문 전 대통령이 막걸리 애호가인 이 전 대표를 위해 마련한 '금정산성' 막걸리 5병이 올랐다.

이에 앞서 이 전 대표는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분향했고, 묘비를 둘러볼 때 잠시 눈가를 훔쳤다.

이 전 대표는 방명록에 '대통령님 대한민국이 원칙과 상식의 세상으로 다시 서도록 못난 후대들을 깨우쳐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이어 사저로 향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환담했다.

이 전 대표는 환담 후 '정치 현안 관련 대화가 있었나'라는 질문에 "없었다"며 "(들어오는 길에) 현수막에 '사람 사는 세상' 앞에 '원칙'과 '상식'이 있어서 그게 새삼스럽게 보였다"고 했다.

당내 상황과 관련한 언급도 없었다고 이 전 대표는 전했다.

한편 이 전 대표가 최근 민주당을 향해 "국민 기대에 미흡하다"고 발언하는 등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내 주류와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양측간 회동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이 대표와 회동 시점을 묻는 질문에 "일정을 조정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말하는 줄다리기가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른 곳에) 더 인사를 드린 다음 뵙는 걸로 얘기가 됐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르면 내주로 전망되지만,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당의 지도자인 두 분이 빠른 시일 내 만나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뜻을 같이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낙(친이낙연)계 윤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본인이 생각하는 일의 절차들이 있는데 그게 마무리되기도 전에 왜 안 만나냐고 채근하는 건 예의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 지지 세력들은 '이낙연이 윤석열 찍었다' 같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공격적, 적대적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