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왼쪽), 김연아. / 사진=류 의원 페이스북, MBC 유튜브 캡처
류호정 정의당 의원(왼쪽), 김연아. / 사진=류 의원 페이스북, MBC 유튜브 캡처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퀴어 축제'에 참석해 큰 주목을 받은 소회를 밝혔다. 그는 '피겨 여제' 김연아와 비슷한 마음으로 이번 복장을 결심했다고 한다.

류 의원은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번 배꼽티 퍼포먼스는 어떤 의미였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연아가 과거 선수 시절 출연한 다큐멘터리를 언급했다. 그가 언급한 것은 김연아가 스트레칭 도중 '무슨 생각하면서 (스트레칭을)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자 "무슨 생각을 해…그냥 하는 거지"라고 답하는 장면이다.

류 의원도 배꼽티를 입을 때 이런 김연아와 비슷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의미가 있진 않았다"며 "그냥 젊은 여성이 고대하던 축제에 밝게 입고 갈 수 있는 옷 중 하나였고, 멋있게 옷을 가고 싶었다"고 전했다.
사진=류 의원 페이스북
사진=류 의원 페이스북
하지만 막상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축제장에 등장하니 주변으로부터 '탈코르셋'을 어겼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탈코르셋은 벗어날 탈(脫)과 여성 보정 속옷인 코르셋의 합성어로, 강요되는 외모 가꾸기 등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을 말한다. 즉, 류 의원이 한껏 꾸미고 나타났기 때문에 '코르셋을 입었다'는 지적이 나왔다는 것이다.

류 의원은 "탈코르셋은 '여성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기준에 나의 외모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선언이다. 내 외모를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피곤하고 싫어서 숏컷을 선택할 수 있지만, 반대로 긴 머리 여성에게 '어떻게 코르셋을 입냐'고 비난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탈코르셋은 내가 당당하고 멋있게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어떤 해방의 의미"라며 "그래서 저는 그날 제가 원하는 모습으로 잘 즐기다 왔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류 의원 페이스북
사진=연합뉴스, 류 의원 페이스북
앞서 류 의원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석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는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오늘 본 모든 것이 자랑스러웠다"고 적었다.

류 의원의 패션이 주목받은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그는 2020년 8월에는 국회 본회의에 분홍색 도트 무늬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고, 2021년 국회 본청 앞에서는 등이 훤히 보이는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타투업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여권 일각에서는 류 의원의 이런 행보를 두고 비판도 나왔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전날 블로그에 "국회보다 이런 길바닥이 어울린다"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와 싸잡아 "다이어트까지 한 '복근' 자랑? 류호정이라도 국회본회의장에서 배꼽티 입고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