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팀 "멸종 위기종 바닷새, 노출 위험 커…국제 협력 대응 필요"

전 세계 바다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지중해와 흑해, 미국과 영국,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등이 바닷새들이 플라스틱 쓰레기에 노출될 위험이 특히 큰 지역으로 꼽혔다.

지중해-흑해-미·영·일 EEZ, 바닷새 플라스틱 노출위험 크다
국제조류보호기구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의 베서니 클라크 박사가 이끄는 국제공동연구팀은 5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바닷새들의 활동 경로와 세계 바다 플라스틱 오염지도를 결합해 분석한 연구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닷새들일수록 플라스틱 쓰레기에 노출될 위험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플라스틱 오염이라는 세계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협력과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닷새 종들이 먹이를 사냥할 때 플라스틱을 섭취하거나 플라스틱에 얽히는 일이 많아지면서 해양 생물에 대한 플라스틱 오염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먼 거리를 날아 먹이를 사냥하거나 서식지를 옮기는 해양성 바닷새들은 소화관 구조상 섭취한 플라스틱이 체내에 더 오래 머물러 위험도 더 커지게 된다.

이 때문에 먼 거리를 비행하고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는 슴새(petrel) 종들은 플라스틱 위험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바닷새들이 플라스틱 쓰레기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지역과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종·개체군을 파악하기 위해 슴새 77종, 7천137마리에 원격 추적 장치를 부착, 이들이 많이 활동하는 위치정보 170만 곳 이상을 수집하고 이를 세계 해양 플라스틱 오염 농도 지도와 결합해 분석했다.

지중해-흑해-미·영·일 EEZ, 바닷새 플라스틱 노출위험 크다
그 결과 바닷새들이 플라스틱 쓰레기에 노출될 위험이 가장 큰 곳은 지중해로 밝혀졌으며, 흑해와 태평양 북동부, 태평양 북서부, 대서양 남부, 인도양 남서부 등도 위험이 큰 해역으로 꼽혔다.

또 미국과 영국,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과 인근 공해도 바닷새들이 플라스틱 쓰레기에 노출될 위험이 큰 지역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들 해역에서는 발레아레스 시어워터, 뉴웰 쉬어워터, 하와이슴새 등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된 슴새 종들이 주로 활동해 기후변화와 어업 등으로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닷새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바닷새들의 플라스틱 노출 위험은 어종과 개체군, 번식기와 비번식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멸종 위기종의 노출 위험이 특히 높았고, 지역적으로는 지중해와 흑해를 제외하면 미국, 일본, 영국의 EEZ와 인근 공해에서 노출 위험이 가장 높았고 설명했다.

이어 바닷새들의 플라스틱 노출 위험은 주로 새들이 번식하는 각국 EEZ 밖 공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EEZ 내의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대부분 바닷새 종을 적절히 보호할 수 없다며 해양 플라스틱이 광범위한 생물종에 미치는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