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이 차이콥스키 콩쿠르 기악 부문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나만의 개성을 뽐내기 전에 작곡가의 의도를 100%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모든 음이 가진 색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곡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기본에 충실한 해석이 청중과 평가단을 집중하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은은 올해 처음으로 국제 콩쿠르에 도전한 신예다. 선화예고를 거쳐 서울대 음악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지금은 중국 톈진에 있는 줄리아드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그는 지독한 연습벌레로 통한다. 콩쿠르 준비할 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학교 연습실에서 살았다고 한다.
"학교 연습실이 열리는 시간에 가서 문 닫는 시간에 집에 돌아가곤 했습니다. 일단 연습 시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고 노력했고, 효율도 높이려고 애썼죠. 피아니스트 친구가 제가 원할 때 언제나 제 곡의 반주를 맡아줬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얼마나 무대에 대한 열정이 강한지 설명했다. "연주회장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실로 어마어마해요. 작곡가가 연주자를 통해 세상에 내어놓는 음악을, 관객들은 실시간으로 들으면서 반응합니다. 한 음 한 음 그렇게 내어놓다 보면, 어느 순간 무대와 객석은 함께 호흡하게 되죠. 관객의 마음에 들어가는 연주를 하는 것, 그게 저의 목표입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