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조직 9천240만원 대납 관여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돈봉투' 송영길 전 보좌관 구속영장…6천750만원 살포 혐의(종합)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송영길 캠프 자금 관리 총책으로 지목된 전직 보좌관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7일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에 대해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당 민주주의 등 헌법을 침해한 중대 범죄"라며 "박씨가 경선 캠프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관리·사용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 구속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과 공모해 5천만원을 받고 6천750만원을 살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씨가 4월 이른바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경선캠프 자금 명목으로 5천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어 같은 달 윤관석 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2회에 걸쳐 국회의원 교부 명목으로 6천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가 김씨로부터 "경선 준비를 잘하라"며 받은 5천만원에 보관 중이던 자금을 합쳐 윤 의원에게 넘김에 따라 국회의원 약 20명에게 300만원짜리 돈봉투 20개가 살포됐다는 것이 검찰이 파악한 흐름이다.

검찰은 박씨가 비슷한 시기 서울지역 상황실장 이모씨에게 선거운동 활동비 명목으로 50만원을 제공하고, 다른 서울지역 상황실장 박모씨에게 전화 선거운동을 위한 콜센터 운영 자금 70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구속영장에 포함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박씨가 송 전 대표 외곽 지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연구소'(먹사연)의 경선캠프 비용 대납 의혹에도 관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2020년 5∼10월 컨설팅업체 '얌전한고양이'에 의뢰한 경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 등 9천240만원을 먹사연이 대납하게 하고, 허위 견적서를 꾸미게 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먹사연의 자금 대납이 송 전 대표가 당선된 2021년 5·2 전당대회만이 아니라, 앞서 열린 2020년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도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박씨가 먹사연의 전당대회 관여 자료들을 없애려 먹사연 사무국장에게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포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특히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수사가 착수되기 수개월 전인 2022년 11월부터 이뤄졌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박씨가 캠프 자금 관리를 총괄한 것으로 의심되는 만큼 신병을 확보해 아직 출처가 명확지 않은 자금의 확보 경위와 또 다른 정치자금 유입 여부 등을 살필 방침이다.

아울러 의혹의 꼭짓점인 송 전 대표가 이런 범행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 등 공모관계도 따져볼 전망이다.

이밖에 이달 5일 국회사무처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수 의원을 특정해 이들에 대한 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