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한국행정연구원에 따르면 이 연구원의 은재호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이슈페이퍼에서 공공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협력적 문제해결 기법과 합의 기법을 담은 갈등관리기본법 제정, 공공갈등지원센터(가칭) 설립을 제안했다.
은 위원은 국가 발전 과정에서 심각한 수준의 사회·공공갈등을 경험한 미국, 일본, 프랑스, 덴마크, 노르웨이 등 주요국은 효율적인 갈등 예방과 해결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사회적 합의 형성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나라가 행정분쟁해결법(미국), 행정분쟁해결기본법(일본), 풀뿌리민주주의법(프랑스) 등을 바탕으로 갈등예방·조정센터(미국), 공화국조정자(프랑스) 등의 갈등관리 전담 기관을 제도화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노무현정부가 갈등관리의 필요성을 처음 인식하고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을 제정했지만, 이 규정은 법률과 달리 예산편성의 근거가 될 수 없어 집행력과 실효성이 떨어졌다.
2005년 이후 다수 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갈등관리 법제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은 위원은 현대사회의 공공갈등은 복잡·다양하고 피규제자의 범위가 넓으며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행정기관의 집행명령에 한정되는 대통령령으로는 효과적인 갈등 예방과 해결이 어려우므로 체계적인 갈등관리를 위한 기본법 제정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은 위원은 기본법의 경우 분쟁 주체 간 자발적 합의나 제3자의 조정에 따른 분쟁해결(자율성) 등이 불가능할 때만 상위 행정단위가 개입하는(보충성) 원칙에 기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갈등영향분석의 조건부 의무화, 갈등관리심의위원회 및 갈등조정협의회의 실효적 구성·운영 방안 마련, 갈등의 사후평가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한 치유 의무 등의 내용도 기본법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공공갈등의 예방·조정·해결·평가를 위한 공공갈등지원센터(가칭)를 창설해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 갈등관리시스템의 실효성을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