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청 "단속할 근거가 없어 문제 삼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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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을 위해 구청에서 마련한 임시주차장이 문을 연 지 2달 만에 캠핑카와 카라반 장기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민원에도 구청은 단속 근거가 없다며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찾은 대구 달서구 월암동의 한 임시주차장.
62면 규모의 주차장에는 캠핑카와 카라반 20여대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길이가 긴 탓에 한 칸을 넘게 차지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달서구청이 설치한 '장기주차, 이중주차 금지'가 적힌 안내판이 무색할 정도였다.
카라반을 대놓은 한 시민은 "솔직히 여기만큼 주차하기 좋은 곳이 없다"며 "인근에 주택가도 적어서 민원이 없고 오래 주차해도 크게 터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발계획이 없는 빈터를 토지소유주로부터 무상으로 빌리고 대신 토지소유주는 재산세 감면 혜택을 받는 방식이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캠핑카와 카라반이 주차장 운영 초기에는 없었다고 한다.
어느 날 한두대씩 등장하더니 장기 주차가 가능하다는 입소문이 나 수십 대가 들어서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인근에서 차량선팅업체를 운영하는 조모(43)씨는 "지금 낮인데도 캠핑카 때문에 저렇게 주차장이 꽉 찬다"며 "저녁이 되면 인근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주차할 곳이 없어 도로 양옆에 차를 세우니까 너무 혼잡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소문이 나면 캠핑카나 카라반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로 분류된 캠핑카를 공영주차장에 주차하지 못하도록 단속할 규정이 없다"며 "장기 주차 자체도 주차장법에 근거 조항이 없어 문제 삼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