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인재 경쟁력이 주요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재 양성의 기초가 되는 공교육 정보·컴퓨팅 교육 수준도 글로벌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국 데이터 분석 미디어 토터스 인텔리전스의 ‘글로벌 AI 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AI 평가 항목 가운데 인재(talent) 부문에서 62개 국가 중 28위를 기록했다. 벨기에(27위), 리투아니아(29위)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재 부문은 해당 국가 AI 엔지니어와 데이터 과학자의 수,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의 사용 기록 등 46개 항목을 분석했다.

경쟁력이 돋보인 국가는 단연 미국과 인도다. 인도는 종합 순위가 17위였지만, 인재 부문에선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종합 순위 10위권 국가는 대부분 인재 부문에서 높은 성적을 나타냈다.

종합 순위 3위인 영국은 인재 부문에서도 3위를 기록했고, 싱가포르와 이스라엘도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종합순위 7위인 한국은 이 영역에서 잃은 점수를 AI 개발 능력(3위), 인프라(6위)에서 채웠다.

인재를 키워야 할 공교육 상황도 좋지 않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분석한 ‘국제 초·중등 정보 컴퓨팅 교육 실행 수준’ 조사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15개 국가 중 9위였다. 해당 조사는 국가별 정보 교육의 시수와 수준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인데, 한국은 낮은 시수(수업시간)가 원인이 돼 터키(7위)·스웨덴(8위)보다 뒤처졌다. 이 같은 문제는 앞서 교육과정 개편에서도 불거져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정보교육 시수 확대를 결정했다. 초등학교 34시간, 중학교에선 68시간으로 단원 시수를 늘리는 내용이다. 1위 국가인 미국은 초등학교에서만 100시간(캘리포니아주 기준)을 가르치고 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