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나시현 '등산철도' 개설 구상에 지자체 간 이견 분출
'세계유산 10년' 日후지산, 등산객 통제·분화 대비에 고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은 일본 후지산이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로 대폭 늘어날 등산객 통제 방안과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화산 분화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2일 보도했다.

혼슈 중부 야마나시현과 시즈오카현에 걸쳐 있는 후지산은 일본 신앙과 문화·예술의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아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됐다.

세계유산은 크게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나뉘는데, 일본은 환경 문제 등이 불거질 것을 우려해 후지산을 자연유산이 아닌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후지산 보호를 위해 등산객 수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지산은 매년 7월 초순부터 9월 초순까지 약 두 달 동안에만 정상까지 가는 등산로를 개방한다.

하지만 내달 등산로 개방을 앞두고 산장 예약이 일찌감치 종료되는 등 후지산 정상을 밟으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산장에서 숙박하지 않고 무박 2일 일정으로 산정에 올라가는 이른바 '총알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 사고 위험성이 커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했다.

이에 야마나시현과 시즈오카현은 등산객을 통제하기 위해 2014년 보전 협력금을 징수하기 시작했으나,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입장료는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후지산 세계문화유산 협의회는 입산료 징수 의무화를 통해 '조건부 입산 제도'를 도입하려 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이유로 시행이 보류됐다.

또한 후지산 지역 지자체들은 분화에 대비해 2015년 중턱에 헬멧을 비치하고, 올해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훈련도 4년 만에 재개했다.

그러나 등산객을 대상으로 헬멧 착용을 요청해도 실제로 쓰는 사람이 많지 않고, 훈련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후지산에서 직선거리로 약 130㎞에 있는 온타케산에서는 2014년 분화가 일어나 58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됐다.

후지산에 철도를 놓겠다는 구상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 구상은 후지산 5부 능선까지 연결된 유료 도로 '후지 스바루 라인'에 28㎞ 길이의 궤도를 만든다는 것이 골자다.

철도에 탑승하면 올라가는 데는 52분, 내려가는 데는 74분이 소요된다.

사업비는 1천400억엔(약 1조3천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나가사키 고타로 야마나시현 지사는 '후지산 등산철도' 사업화를 검토하기 위한 예산 6천200만엔(약 5억6천만원)을 책정하는 등 철도 개설에 적극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야마나시현에 속한 후지요시다(富士吉田)시 호리우치 시게루 시장은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서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닛케이는 "철도 구상에 대한 의견은 나뉘지만, 후지산의 자연환경을 지키면서 관광객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지역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은 관계자들이 공통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