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칠판 26개 기증 약속도…"키르기스스탄의 미래에 도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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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내에 학교가 없어 12㎞나 떨어진 학교에 가야 하지만 통학버스는 18인승짜리 1대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르토-토코이 마을은 행정구역상 통군에 속해 있지만 통군은 동쪽 끄트머리에 있는 이 마을에 지원을 미루고 있다.
하나 있는 통학버스마저 너무 오래된 탓에 일주일에 한두 번씩 고장이 난다.
부모가 직접 차로 자녀를 태워 등교시키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차를 소유한 주민은 별로 없다.
학생 대부분은 당나귀나 말을 타고 가거나 지나가는 차를 세워 탄다.
2시간이 넘는 거리를 걸어서 등교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초 오르토-토코이 마을 아이들의 사연을 접한 한국의 사회복지재단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은 통학버스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15일(현지시간) 오르토-토코이 마을에서 열린 통학버스 기증식에는 주민 50여명이 모여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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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야나(9)양은 "학교에 못 가서 새로운 내용을 못 배워 시험에 떨어지기도 했다"며 "이제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꼭 웨딩 플래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한국을 좋아한다는 노르단(12)군은 "'꽃보다 남자'와 같은 한국 드라마와 방탄소년단(BTS)을 좋아해서 한국을 잘 알고 있다"면서 "나중에 차승원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밝히며 수줍게 웃었다.
아이들은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에게 달려와 '손하트'를 그려 보이며 "땡큐 기복"(고마워요 기복)이라고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기증식에 참석한 독도느브(79)씨는 "먼 곳에서 와서 우리를 도와주셔서 아주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우리 손자들을 대신해 감사드린다.
도와주신 분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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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1대당 예산은 2천500만원으로, 총 7천5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허 대표는 이날 기증식에서 "어린이 여러분이 차가 없어서 학교를 못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아팠다"면서 "열심히 돈을 모금해서 올 연말이나 내년에 버스 3대를 몰고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가 나라의 미래"라고 강조하며 "어린이 여러분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잘 자라면 키르기스스탄도 잘 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탄은행은 탈라스주에 위치한 밍굴락 학교에도 전자 칠판 26개를 기증하기로 했다.
연탄은행은 이번 키르기스스탄 방문에서 자크쇼브 루슬란벡 국회의원의 요청을 받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밍굴락 학교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살펴본 뒤 이같이 약속했다.
루슬란벡 의원은 "지금 세대를 잘 교육해야 그다음 세대가 바뀔 수 있다"며 "키르기스스탄의 이름으로 감사드린다"고 감사를 전했다.
강정칠 연탄은행 사무총장은 "학교를 둘러보니 한국의 옛날을 보는 것 같다"며 "키르기스스탄의 미래를 성장시키는 길에 (연탄은행의 지원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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