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16일 07:3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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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김정원 ICS 전무 "2차전지 기업은 유망할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 의지는 확고합니다. 2차전지 기업이 유망한 투자처인 이유입니다."

김정원 IMM크레딧앤솔루션(ICS) 전무(사진)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자는 불확실성과 끝없이 싸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성장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섹터를 찾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무는 ICS가 2021년 조성한 5300억원 규모의 코리아 배터리&ESG(KBE) 펀드를 책임지고 운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펀드는 배터리와 ESG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섹터 펀드다.

LG화학이 1500억원을 출자해 앵커 출자자(LP) 역할을 맡았다. LG화학이 외부 자산운용사가 조성한 펀드에 핵심 투자자로 참여한 건 처음이다. 이 밖에도 새마을금고와 한국자산관리공사, 신한은행, 신협, 흥국생명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LG화학을 비롯한 주요 LP들이 출자를 결심한 배경에는 김 전무의 전문성이 큰 역할을 했다. 김 전무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일렉트리컬 엔지니어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와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벤처캐피탈(VC) 업계에도 몸을 담는 등 산업계와 컨설팅업계 등을 오가며 전문성을 쌓았다.

김 전무는 "이공계 인재가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업계에서 ICS는 이공계 인재풀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등 인력 구성을 차별화했다"며 "전문성을 무기로 4개월여 만에 5000억 규모의 펀드레이징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가 배터리 섹터 펀드의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는 EU와 미국 등 선진국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앞다퉈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유럽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11%, 미국은 5.8%에 불과하지만, EU는 2035년까지 신차 기준 100% 전기차 전환, 미국은 2032년까지 67% 전기차 전환을 약속했다"며 "전기차 보급 확대가 사실상 확정된 만큼 2차전지의 성장도 보장됐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무가 KBE 펀드를 통해 투자한 2차전지 기업은 엘앤에프와 대주전자재료다. 각각 1000억원과 800억원을 투자했다. 엘앤에프는 양극재, 대주전자재료는 음극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다.

김 전무는 엘앤에프와 대주전자재료가 향후 10년간 지금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며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산 개발 계획을 세우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그는 "자동차 회사는 A라는 전기차를 만들 때 어떤 회사의 어떤 부품을 사용할지 5~6년 전에 미리 결정한다"며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지금 공급 계약을 맺은 배터리 소재 기업은 앞으로 5~6년 뒤 본격적으로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신규 경쟁 기업은 초기 투자비 부담으로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KBE 펀드는 조성 2년여 만에 소진율 40%를 넘었다. 김 전무는 연말까지 70%를 소진할 계획이다. 엘앤에프와 대주전자재료, 대명에너지에 이은 네 번째 투자처를 찾고 있다. 김 전무는 "장비보다는 소재기업,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물색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2호 펀드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