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약한 뒤 집주인에게 월세계약이라며 전세보증금 가로채
50여명 피해 호소…피해 금액 30억원 넘을 듯

경기 고양시에서 공인중개사가 대학생 등 주거 취약층을 대상으로 전세 사기를 벌였다는 고소가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예일센스빌 1차' 오피스텔 임차인들이 공인중개사로부터 사기를 당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오피스텔 1층에 있는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와 실장을 고소했다.

피해자들은 오피스텔 주인으로부터 계약 전권을 위임받은 공인중개사가 집주인에게는 월세 계약이라고 속이고 세입자들과는 전세 계약을 체결한 뒤 전세보증금을 가로채 잠적했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피해를 주장하는 임차인은 50여명이며, 피해 금액은 3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직 사기당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임차인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전세 사기 대상이 된 오피스텔은 총 96실 규모이다.

경의·중앙선 행신역 바로 앞에 있으며, 전세보증금이 6천만∼7천만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해 인근 항공대생 등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의 수요가 많다.

대학생 박 모 씨는 "13일 집 주인이 전화해 부동산 중개업자가 집주인에게는 월세 계약을 했다고 하고 저와는 전세 계약을 진행한 사실을 알려줬다"면서 "이 중개업자는 최근 야반도주를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떤 조처를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부모님께서 피땀 흘려 모아주신 전세보증금 7천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불안해 어제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면서 "저 같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 같아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단톡방을 만들었더니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등 50여명이 피해를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피해를 주장하는 임차인들은 오피스텔 1층에 있는 A공인중개사 사무소를 통해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공인중개사 사무소의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으며, 여러 차례 전화해도 받지 않았다.

경찰은 이른 시일 내에 피해자 조사를 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