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우방' 쿠바, 한국과의 관계 개선 소극적…외교부 "대화 이어지길 기대"
정부가 북한의 오랜 우방이자 미수교국인 쿠바와 관계 개선을 지속해서 타진하는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쿠바 외교 차관을 만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박 장관이 지난 5월 과테말라에서 개최된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와 각료회의 계기에 쿠바 측 대표로 참석했던 쿠바 외교 차관과 카리브 국가연합 차원에서의 협력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당시 호세피나 비달 쿠바 외교 차관을 만나 양국 간 교류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고위급 외교 채널 간 소통은 5년 만이다.

2018년 5월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은 쿠바에서 개최된 제37차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ECLAC) 총회에 참석해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과 회담한 바 있다.

박 장관은 비달 차관을 만나 수교를 포함해 관계 개선 의지를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그간 쿠바와 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지난해 8월 쿠바가 연료 탱크 폭발 사고로 피해를 보자 2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으며, 석 달 뒤에는 외교부 중남미 국장이 비공개로 쿠바를 찾아 현지 외교당국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서한을 로드리게스 장관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답신은 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앞으로도 다자회의 참석 등을 통해 쿠바와 꾸준히 접촉할 계획이다.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등을 통해 외교장관 간 만남도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임 대변인은 유엔 총회 기간 한-쿠바 외교장관 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우리로서는 양국간 대화가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바"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 쿠바가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쿠바는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한국과 관계 개선에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는 공산혁명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의 1986년 평양 방문, 2018년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의 평양 방문 등으로 북한과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