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 황무지가 생명의 '보물창고' 됐다…다큐 '위대한 작은 농장' [영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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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은 농장'
존 체스터 연출
91분. 전체관람가.
존 체스터 연출
91분. 전체관람가.
![80만㎡ 황무지가 생명의 '보물창고' 됐다…다큐 '위대한 작은 농장' [영화 리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01.33700729.1.jpg)
14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작은 농장'은 조금 다르다. 기후 변화 여파로 '망가지는 자연'을 다룬게 아니라 우리의 노력으로 자연이 회복될 수 있다는 걸 설득력 있게 보여줘서다. 이 작품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80만㎡ 황무지가 주변 생태계와 조화를 이룬 '애프리콧 레인 농장'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 존 체스터가 그의 아내와 함께 8년 동안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시작은 막막했다. 이전 땅 주인은 한 작물만 길렀고, 이게 땅을 척박하게 만들었다. 자연 농법 전문가 앨런 박사는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수록 땅에 이롭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토양 침식을 막기 위해 피복작물을 심고 소, 양, 오리 등 수십 종의 동물을 들였다. 동물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생긴 퇴비는 메마른 땅을 생명력 넘치는 토양으로 되살렸다.

낙담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자연이 하나하나 해결해줬기 때문이다. 체스터가 생각했던 여러 문제점들은, 다른 문제들을 해결하는 해법이 됐다. 이런 식이었다. 코요테는 땅을 망가뜨리는 들쥐의 개체 수를 억제하고 있었다. 코요테의 개체 수는 천적인 매와 독수리 덕분에 적절하게 유지됐다. 그렇게 자연은 스스로 균형을 찾아갔고, 그의 농장은 1만여 과일나무, 200여종의 작물, 여러 가축과 야생동물들로 가득차게 됐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이 된 반려견 토드도 이제는 죽고 없다. 그런데도 체스터 부부는 여전히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갓 태어난 그들의 아이가 살아갈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다. 감독은 지난 8년의 시간을 이렇게 회상한다.
"토드는 자연과 연결되는 아름다움을 소개해줬고, 이제 자기도 그 일부가 됐죠. 마치 자기가 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한 것처럼 말이에요."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