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가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프로젝트의 부실 여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러 나섰다. 예정된 완공 날짜를 지키지 않은 기업에 수출 연장을 거부하는 식이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산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는 건설 납기를 지키지 못한 LNG 개발업체에 대해 수출 허가 연장을 거부할 방침이다. 정상 참작이 가능한 경우에만 허용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부의 정책으로 인해 실적이 부진하고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이 무너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컨설팅업체 래피단 에너지그룹에 따르면 하루 200억 세제곱피트(bcf) 이상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12개의 프로젝트가 중단될 전망이다.

천연가스 업계에선 에너지부의 결정을 두고 입장이 갈렸다. 에너지 기업 에너지 트랜스퍼가 추진하는 루이지애나주의 레이크찰스 LNG 터미널 건설 프로젝트는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트랜스퍼는 당초 2025년이던 LNG 수출 기한을 2028년으로 연장해달라고 에너지부에 요청한 바 있다. 수출 터미널은 아직 착공하지 않은 상태다. 에너지 트랜스퍼는 에너지부의 연장 거절에 대해 항소할 예정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한 텍사스 LNG 터미널 프로젝트는 에너지부가 연장을 허용할 전망이다. LNG 개발기업 글렌판그룹은 지난해 5월 텍사스 LNG 터미널 시공사로 삼성엔지니어링을 선정했다. 당초 2020년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년 지연된 바 있다.

글렌판그룹은 "텍사스 LNG 프로젝트는 어떤 방식으로든 에너지부가 지향하는 환경친화적 모델에 적합하다"라고 밝혔다.

정기적으로 신규 터미널을 완공한 셰니에르에너지, 벤처 글로벌 LNG 등은 에너지부의 결정에 환호하는 모습이다. 두 회사 모두 터미널 공사 기간이 평균 7년이다. 납기를 꾸준히 단축하며 경쟁사를 앞질렀다는 평가다.

다만 천연가스 시장에 새로 진출한 기업의 자금줄이 마를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기관에서 개발업체에 자금을 대출할 때 정부의 라이선스를 요구해서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LNG를 수출하는 프로젝트에선 필수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프로젝트가 자칫 위축될 거란 우려가 커졌다.

알렉스 먼톤 래피단에너지그룹 이사는 "대다수 가스 수출 프로젝트가 사실상 '게임오버'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